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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Nov 23. 2016

시작의 절반은 부동산?

#2. 어떻게?

쉐어하우스의 시작!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살면 참 좋겠다. 그런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 싶다. 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할 때 온통 나의 노트에는 어떤 사람들이 와야 하고, 이 커뮤니티의 철학은 무엇이며, 등등 온통 "어떤 사람"이 모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득했다. (훗....)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진짜 시작하려고 치앙마이에 딱 내려서 준비를 하려고 보니, 부동산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내가 얼마나 쉽게 생각했는지, 셰어하우스든 공동체든 커뮤니티를 운영하려면 공간이 필요하고, 그 공간이 어디에 어떤 느낌으로 위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등 전혀 아무 생각이 없으므이다.... ㅡ ㅅ ㅡ..... 난 정말 무식했군요! 호호호.


태국은 11월부터 본격 성수기에 돌입한다. 날씨가 그때부터 26도 정도로 최적이고, 11월부터 시작되는 겨울의 추위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이 태국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성수기와 비수기가 꽤나 극명한 탓에 무엇이든 성수기에 사면 비싸고, 비수기에 사면 싸다. 만약 내가 집을 비수기에 준비해두었다면, 정말 여유롭게 좋은 집을 저렴 저렴하게 얻을 수 있었겠지만 (....) 그걸 알았을 리가 없잖니? 후훗.... 난 10월 말에 치앙마이에 도착했는걸. (눈물 좀 닦고..)


집을 장기로 렌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참 여기서 집이라 함은, 가구가 구비된 furnished home을 의미한다)

1번. 에어비앤비 주인과 협상을 한다.

2번. 부동산에 연락한다.

3번. 부동산 업무도 하는 프리랜서에게서 소개받는다.

4번. 스쿠터를 타고 돌면서 직접 전화번호를 따서 연락을 한다.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다보면 발견할수있다.


당연히 1번에서 4번으로 갈수록 가격은 저렴해진다. 그리고 소요기간도 길어진다. 1번의 경우를 당연히 제일 먼저 시도를 하는 것이 영어를 잘 하기 때문이다. 집주인의 경우 대략 나이가 40대 이상이고 그분들은 대부분 영어를 못하신다. 1번의 경우- 그러나 태국 사람이 아니고, 그러니 그 사람들도 빌린 거고, 그래서 더 비싸다. 에. 아주 매우 비싸다.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해서 기뻐 날뛰었으나 가격 듣고 바로 포기했다. 정상 가격의 거의 4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난 정상 가격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진지하게 고민도 했었다. (!!!) 다행히도 치앙마이에서 약 4년을 거주하고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계시는 분의 조언을 얻어서 정상가를 알게 되고 단칼에 거절했다. 다시 한번 우유네 사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치앙마이 한인 게스트하우스, 우유네

사장님도 참 착하시고 재미난 사람들이 퍼질러서 게을러지는 그런 아름다운 곳

https://www.facebook.com/woou.bankaory.1


2번 부동산에 그래서 잠자코 연락을 했다. 동시에 3번과 4번을 진행하였으니. 결론적으로 3번을 통해 - 아주 운이 좋게! - 현재 머물고 있는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일주일 만에 구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건 진짜 운이 좋은 거다. 게다가 아무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구했다는 걸 생각하면. 음. 무식하면 용감하구나.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집을 구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한두 개가 아니다.

1번. 위치, 시내에서 얼마나 먼가

2번. 동네, 분위기, 치안, 동네 강아지 성격이 좋은지

3번. 집주인, 성격이 좋으신지

4번. 집 상태, 너무 오래된 집이라 관리가 안되어서 고장이 나지 않는지



보통 최소 6개월 계약이 기본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인 것 같다. 우리 집은 시내에서 무려 20분 떨어져 있다. 서울 기준이면 오- 가깝구먼! 하겠지만 치앙마이 기준으로는 쫌 멀리 떨어진 거다. 그런 덕분에 집 보러 사람들이 오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쩝... 하지만 시내에서 가까우면서 가격이 적절하면서 집주인도 착한, 그런 완벽한 집은 찾을 수 없었다고.


완벽한 집의 조건

위치 - 시내에서 너무 멀지 않고

가격 - 비싸지 않으며

상태 - 집이 오래되지 않은

집주인 - 성격이 좋은


여기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정하는 거다. 위치를 포기하면 가격, 상태, 집주인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 확 넓어진다. 그래서 과감히 (!) 위치를 포기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잘한 것 같다. 스쿠터 실력이 늘게 된다는 장점이 있고, 스쿠터를 잘 타는 장기 여행자, 노마드들만 오게 되는 효과도 있다. (...)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비수기에 완벽한 집의 조건 벤다이어그램 정중앙에 위치한 집을 고르겠지요 ㅡ ㅅ ㅡ 그리고 성수기에 빠짝 운영하고 비수기에 접어들면 다시 내놓으면 됩니다.


이렇게 쉐어하우스의 가치, 철학, 운영방침은 고이 접어서 하늘에 나빌레라 해버리고 내 머릿속엔 부동산, 가격, 위치, 상태, 집주인의 밴 다이어그램만 그려지기 시작했으니. 이후에도 인터넷 설치하느라, 그다음엔 가스, 밥솥, 등등 미처 구비되지 않은 집기들을 중고로 모으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다. 하드웨어에 매우 집중! 했던 것이다.


출처; 함께 상장 http://parti.xyz/p/cohousing



나만 그런 게 아녔구나...한 명씩 입주하게 되면서 그들의 문의에 대해 답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쉐어하우스의 절반은 부동산인 것이 맞다.

왜냐 집이 어디에 위치하고,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모이는 사람이 다르고, 모이는 사람이 바로 커뮤니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하기에 우선 선행되어야 할 것은 철학인 것 역시 맞다. 어떤 철학을 갖고있느냐에 따라 선택되는 위치, 집의 모습이 달라질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치앙마이 셰어하우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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