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노마드가 사는 방법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주 입도한 지 2주 이다.
확실히 '제주 살기'는 '제주 관광하기'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더군. 이전에는 제주 맛집만 검색하고, 렌터카로 편안하게 이동하고 쏘다녔는데 말이지.
자자, 제주 살기 2주, 섭렵하게 된 정보를 공개한다.
1. 집 구하기
페친분들의 도움으로 제주도에서 집을 구하려면 아래 네이버 카페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거의 수년만에 처음으로 네이버 로그인하여 (아 ...비번이 뭐였지. 또르르) 카페 가입 (아 ... 가입인사라는 걸 해야 했지)하여 미친 듯이 클릭 노가다를 약 3일간 매일 3시간씩 총 10여 시간을 투입하였다. 클릭 노가다 끝에 조회수 5 에 불구하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고 좋은 조건의 농가주택을 득템. 꺌꺌꺌. 운이 좋았습니다. 에헴.
제사모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 모임) http://cafe.naver.com/idiolle
제주도 한달살기 http://cafe.naver.com/seogwipoguesthouse2
2. 교통수단은 버스
바로 그다음에 익숙해져야 했던 것은 (갓뎀 마더 퍼커) 제주 버스였다. 뭐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서울 버스의 쾌적함에 이미 물들여져 버린 나는 가뭄에 콩 나듯이 오는 제주 버스가 매우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었으니... 그래도 사랑합니다. 20번 버스, 10번 버스, 덕분에 살고 있어요.
..막차가 10시반이라서 그건 좀 불편합니다. (눈물)
3. 제주 유일의 코워킹 스페이스 "J 스페이스"
동거인이 한 말이다. "J스페이스 없었으면 우리는 어떻게 제주도에 살았을까"
그 정도로 제이 스페이스 (제주 벤처마루 /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어마 무시한 시설(정말 세련됨)과 가격 (꽁짜!)을 자랑했다. 서울이나 판교에 위치한 모 센터들처럼 매우 딱딱하고 무식하게 생긴 사무실이 아니라 캠핑 의자도 있고, 그네도 있고, 부드러운 카페 분위기에 배경음악도 깔려있으며 게다가 의자랑 테이블도 좋다. 가장 중요한 인터넷 속도는 당연히 빠르고 무엇보다 캐 감동했던 것은 커피가 무제한 공짜라는 것이다. 하..ㅠ-ㅠ 이래도 되는 거니.
너무 좋다 보니까 널리 알려주고 싶지가 않다. 나만 누리고 싶어. 하하하하하하하하.
J 스페이스가 너무 좋다 보니 덩달아 나도 디지털 좀비의 인생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되었다. 너무 편하고 좋은 걸. 정원을 가꿔서 양파와 마늘을 심겠다는 나의 포부는 저기 멀리 하늘 위로 날아가버리고... J스페이스 덕분에 그저 둥가 둥가 뭐 재미있는 것을 할까 하다가 코딩 캠프까지 시작하게 되었다. 나름 프로젝트를 론칭한 셈이니 공간에 걸맞게 (?) 창업과 혁신의 길로 (응?) 걸어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4. 신제주 연동 스타벅스
https://goo.gl/maps/Jgd4CxmdnYT2
J 스페이스는 주말에 문을 닫는다. 그래서 다른 카페를 가야 해서 여기저기 전전했는데. 역시 관광의 제주. 주말에 바글바글하고 시끄럽고 심지어 인터넷 속도까지 느려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찌하다 보니 신제주 연동에 위치한 스타벅스를 가게 되었는데요. 아. 여기가 제2의 아지트가 되겠구나 싶었다. 넓고. 인터넷 속도 나오고. 그렇게 시끄럽지 않고. (오래 앉아있어도 눈치 안 봐도 되어서 좋다) 강추합니다요-!
5. 신제주 스터디 카페 '모이소'
https://spacecloud.kr/space/5932
자, 이 코딩 캠프를 위한 스터디 카페는 어디에 있지?
서울에는 널리고 널린 스터디 카페, 스터디 룸 대여가 제주에서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너무 딱딱하고 못생긴 모임 공간은 사용하기 싫은데... 헤매는 내 눈 앞에 '복합 문화공간 모이소'가 나타났으니! 아직 오픈 한지 일주일도 안된 이 공간은 정말이지 코딩 캠프를 위해 최적인 곳이었다. 부드러운 카페 분위기는 당연하고, 스터디 룸도 너무 이쁘고, 빔 프로젝터도 있고, 프린터도 있고, 스터디 모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다 구비되어 있다. 연동 먹자골목 사이에 있어서 교통도 편하고, 주변에 맛집이 널려있으니 코딩하다가 지치고 배고픈 영혼들이 제주의 맛을 탐험하기도 적합했다.
무엇보다. 사장님이 최고예요!
6. 게스트하우스 '마이 마더'
코딩 캠프 참가자들도 그렇지만 놀러 온 친구들을 재워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공항에서 가깝고, 교통수단 좋으면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조식을 빵 쪼가리 몇 개 주는 곳 말고 든든하게 챙겨주는 그런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헤매었고, 찾았다. '마이 마더 게스트하우스' 내가 운이 좋은 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이 곳도 사장님이 바뀐 지 이제 겨우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새로 시작하는 곳이라서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게 도와주셨다. 공항에서 택시 타면 6분밖에 안 걸리는 정말이지 비행기가 바로 보이는 위치이며, 바다가 바로 앞에 있어서 늦게 집에 들어와도 밤바다를 산책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본인은 조식이 가장 감동스러웠다. 김치찌개가 한가득 나오는데 그 전날 과음하여 (..) 지친 뱃속을 달랠 수 있다. 꺌꺌.
+참고로, 여긴 다 좋긴한데 비행기 소음이 조금 심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종일 농떙이 치고 싶으신 분의 경우 비추- 그냥 바다가 보이는, 공항에서 가까운, 조식 든든한,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면 추천!
7. 먹는 거
... 는 아직 없다. 위의 6가지 탐험하고 프로젝트하느라 바빠서 밥은 제대로 못 챙겨 먹었군. 역시 관광으로 와야 뭐 먹는 걸 챙긴다니까. (한숨) 그리고 한국 물가가 적응이 안되어서 영 비싸서 손이 부들부들 거려요 (...)
8. 노는 거
.... 문화 행사가 그립긴 허다. 흑. 영화 보러 가는 거 빼고는 없는 걸까요?
제주 입도 2주 차 요약.
놀라운 것. 제주도 비싸요. 엉엉. 한국이 비싼 건가.
좋은 것. 좋은 분들이 많아요. 다들 도와주시니 너무 감사해서 진짜 몸 둘 바를 모르겠음.
신기한 것. 우리 집에서 5분 거리에 제주 바다가 있구나.
이상한 것. 날씨가 왜 이렇게 제멋대로야?
즐거운 것. 제주 근고기 맛있다. 흐흐.
요즘 어디서 뭐해요?
제주에서 3박 4일 코딩 캠프 운영하고 있습니다. 7월 말까지~!
초보들을 위한 html, css, javascript 입문 캠프, 유쾌한 콜롬비아 선생님이 재밌게 가르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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