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카톨릭의 영향으로 네덜란드 남부지방에는 아직도 카니발 행사가 열린다. 지금은 나중의 금식을 위해서가 아닌, 그저 유희의 목적으로 존재한다. 한국에 있을 땐 할로윈 때도 코스튬 한 번 해본적 없는 나였지만, 이 곳 카니발은 지역적 축제라하니( 심지어 4일 이상 지속된다) 내일 떠날 더블린ㅡ런던 여행을 앞두고서도 참여하기로 했다.
다수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로 사진은 딱히 올리지 않겠다. 그저 카니발에 대한 내 느낌을 말하자면, 첫째로 이 축제는 남부네덜란드인들이 정말 사랑한다. 그들은 카니발 며칠 전부터 코스튬 복장에 대해 얘기하고, 다양한 상점에서는 코스튬 의상 및 악세사리를 판매한다.
그리고 축제가 전도시적이라는 점이 신선했다. 우리 고유의 축제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할로윈이면 젊은이들이 코스튬을 하고 거리로 뛰쳐나간다. 물론 거리라는 것도 대게 소수의 번화가만을 의미하지만, 틸버그의 카니발은 달랐다. 도시 전체가 카니발이다. 게다가 광장에는 스테이지까지 설치한다. 그 곳엔 디제이도 있는데 끊임없이 네덜란드 전통음악을 틀어댄다. 뽕짝 느낌이 강해 친숙하다.
그리고 위의 느낌에 첨언해 축제가 전도시적, 전계층적이란 점 또한 놀라웠다. 코스튬. 한국인에겐 아직 익숙하지않은, 어른들의 시각에는 부정적 이미지마저 내포하고 있는 이 문화를, 남부네덜란드인들은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즐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모두 코스튬을 하고, 가족단위로 카니발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놀라웠던 건 사진 속의 저 물체. 길 한 복판에 떡하니 놓인 남성용 간이 소변시설이다. 위, 옆으로 뻥뻥 뚫린 저 소변기는 '역시 네덜란드는 개방적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축제는 금요일에 시작해 토,일에 정점을 찍는다고 하는데, 토요일 오전부터 비행기타러 가야 하는 운명을 어찌하겠는가. 적당히 한시까지 즐기다 집에 돌아왔다. 오늘 축제는 새벽 두시가 피크라며 붙잡는 친구들을 뿌리치고서까지. 클럽도 그닥 재밌지 않았고 내일 떠나는 여행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침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한 도시의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