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복귀와 동시에
8박 9일의 짧고도 길었던 더블린-런던 여행을 마치니, 잔고과 확 줄었다. 이제부터 긴축 재정에 들어가야한다. 룸메들과 앞으로 삶아져 봉지에 담긴 감자가 아닌, 생감자를 사기로 했고, 양상추도 하나씩 통째로 사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감자와 양상추는 아침 고정 식단이기에 항상 필요하고, 직접 조리하고 다듬는 수고만 감수한다면, 금전적으로 훨씬 값싼 소비를 할 수 있다. 3일에 각 10유로 정도 장보는 비용으로 지출하는데, 더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장기간 여행을 할 때는 꼭 수업가기 전전날에 돌아오기로 다짐했다. 월,화요일이 아침 8시 반 수업시작이라 이번처럼 전 날 밤 9시 넘어서 집에 도착한다면, 다음날 하루가 피곤하다. 일찍 일어나는 일 외에도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장려하는 네덜란드 수업에서는 항상 교수님의 코멘트와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오늘 수업에서 네덜란드 학생들은 인턴을 정말 많이 한다고 느꼈다.
Fontys University는 수업이 크게 Minor과정과 Advanced 과정으로 나눠져 있는데, 내가 듣는 수업은 전부 Advanced다. 대학 생활을 어느 정도 하거나, 졸업을 앞둔 네덜란드 학생들이 많은데, 그들 대부분이 6개월 이상의 인턴 경험이 있다. 교수님이 그들에게 "How was your internship?"을 자주 물으셔서 알게 됐다. 생각해보니 아직까지 얼굴 한 번 못본 나의 버디도 지금 암스테르담에서 인턴중이다.
교수님의 질문에 그들은 자신들이 근무했던 회사와 그 곳에서 자신이 했던 일을 설명했다. 들어보니 단순한 잡일을 하진 않았다. 꽤나 전문적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턴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많다. 기업이 단지 값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인턴을 이용하고, 그들에게 정말 단순한 일(예를 들어 커피타오기, 복사하기, 쓰레기통 비우기등)들만 시켜 인턴 경험이 실무 체험과는 관련이 없다는 비판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논문도 있다. 네덜란드는 이런 논란에서 우리나라보다는 자유로운 듯하다.
이번학기 듣는 수업은 대부분 경영, 광고홍보 수업과 유사하다. 그래서 이전엔 관심없었던 Commercial Advertisement들도 많이 접했는데, 나는 비판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아무리 자연, 인류의 행복, 제3세계에 신경을 쓴다한들, 상업광고의 궁극적 목적은 '더 많은 상품팔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품들을 소비하는 게 과연 인류에게 유익할까? 라는 의문은 코카콜라를 생각해보자. 행복이란 개념을 코카콜라에 연결시켜 만든 상업광고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코카콜라를 더 많이 소비할수록, 우리 건강은 악화된다.
나의 비판에 교수님이 1997년 잡스의 애플 복귀 강연을 보여주셨다. 훌륭한 강연이다. 인간의 가치를 중시한다는. 하지만 현실을 보자. 애플의 아웃소싱 업체인 Foxconn 공장 노동자들의 실태, 배터리 공급업체의 아동 노동 착취, 그리고 탈세 문제까지. 기업 입장에서 비용감소를 위해 아웃소싱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나,"Think Different"를 외치며, 기존 대기업들처럼 하청업체에 대한 책임회피의 모습을 보이는 건 그저 기만에 불과하다.
물론 정말 사회적 기업도 있다. 글로벌 성공 사례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다수는, 특히나 대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지만 더 많은 소비만을 재촉하는 상업광고도, 기업이 아담스미스의 "부와 영광을 쟁취하기 위한 모든 추악한 소동은 보통 사람들의 복지에 기여할 때 궁극적인 정당성을 갖는다."는 말을 실천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적은 비판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불가능일 듯 싶다.
이런 상념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더 심화시키기 위해 파리행 버스를 끊었다. 2월 말부터 3월초까지 Special Week때 파리를 다녀올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