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대학원 입시이기 때문에 수험생의 연령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저희 반에서 가장 나이가 많습니다만 선배 기수에는 저보다 나이 많은 분이 다소 계신걸 보면 할 의지와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늦는다는 것은 크게 문제 될게 없다고 봅니다.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들은 직장 생활을 하며 병행할 수 있는지, 아니면 직장 생활을 포기하고 이 수험생활에 전념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부분도 여러분이 처한 상황에 대해 제가 구체적으로는 모르기 때문에 무엇이 답이라고 말씀드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저 전 제 개인 경험을 말씀드리는 것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일을 중단하게 되면 생활비, 학비, 부모님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고민을 선택사항으로 염두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일과 병행을 하며 준비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가난에 시달리며 일용직을 전전했던 것, 야간 편의점, 그리고 배달까지.. 솔직히 녹록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어떤 직장 생활을 하시든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고 스트레스와 고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합격했던 분들 혹은 수험생활을 했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육체노동'과 병행하며 혹은 밥도 제대로 먹지도 못한 상황에서 공부하신 분은 없었습니다. 통대 한 교수님께서도 제 얘기를 들으시곤 이렇게까지 일하고 합격한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왠지 이 이야기를 하면 난 이렇게 역경도 이겨내고 해낸 대단한 사람이라고 자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정도 글을 쓰다 보면 그런 의도가 본의와 다르게 드러나게 될 것 같 주저가 됩니다만 이 글을 보신분 들이 조금이나마 용기 있게 선택하시고 후회 남지 않는 선택을 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제가 하는 배달 일은 쿠팡, 배민 같은 배달 플랫폼에 직속되어 하는 게 아닌 '일반 대행'이라고 불리는 사무실에 소속되어 하는 배달업입니다. 배민, 요기요 같은 대형 플랫폼들이 자사의 기사로 배달 주문을 소화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 사무실에 하청을 주어 그곳의 남는 배달을 수행하는 구조라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배달대행 사무실은 저마다 대형 플랫폼에 소속된 해당 지역 음식 판매업소들과 가맹 관계를 맺고 그 가게의 주문만 배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그 지역의 토박이 분들 혹은 배달업에 오래 종사하신 분들이 주로 일반 대행을 선택합니다. 저는 그런 거 모르고 무턱대고 들어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가맹업소에서 툭하면 다른 사무실 배달대행으로 바꿔버린다고 협박 아닌 협박하는 곳도 많아 정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폭우가 쏟아져 앞이 안보이는 가운데에서도 음식 다 식으면 책임질 거냐며 전화하고 독촉하는 것은 물론 가게의 실수로 누락된 음식이 있으니 "빨리" 배달해달라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정말 안전하게 타고 싶어도 참 난감합니다. 그런데 다행인것은 이런 분들은 소수이고 대부분 좋은 사장님들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탈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다른 차량의 운전 미숙, 운전 실수로 인한 안 찔 한순간은 매일 피할 수는 없지만요.
겨울엔 안 그래도 추운데 노출되는 곳에서 오토바이를 타고나면 20분 만에 콜라가 얼어버리고 히팅장치를 해놓아도 발가락과 얼굴 동상은 어느정도 감안해야 합니다. 옷을 몇 겹 입어도 시간이 좀 지나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냥 버티고 타야 합니다. 요즘같이 서있기도 힘든 여름에 하루에도 수많은 계단을 올라야 하고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지열은 정말 숨이 막힙니다. 그리고 여름을 맞이해 공사하는 곳도 많아 조심히 운전해야 하고 울퉁불퉁한 노면으로 넘어질 위험도 많습니다. 여름이 꺼려지는 이유는 비 오는 날 때문입니다. 주문건수도 많을 뿐만 아니라 많은 주문이 밀리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방수 필름, 스프레이를 뿌려도 결국엔 저렇게 뿌옇게 될 뿐만 아니라 비옷은 1시간도 안 돼 제기능을 못하고 온몸이 흠뻑다 젖습니다.하루종일 비오는날은 8시간 10시간을 꼬박 비를 맞으며 일을 해야 합니다.가뜩이나 시야가 어두운데 저녁까지 찾아오면 차선도 잘 비치지 않아 감으로 탑니다. 정말 남들 눈에는 돈 몇 푼 벌려고 목숨 건 다르고 한심하게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벌어야 생활이 되기 때문에 묵묵히 할 뿐 방법이 없습니다. 비 오는 날엔 브레이크만 살짝 잘못 잡으면 바로 넘어집니다. 오토바이 자체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넘어져 깔리게 되면 굉장히 아픕니다. 대부분 골절이 나는 경우가 많고 운 좋게 넘어져 안 다친다 해도 그 뒤에 오는 차가 넘어진 저를 깔고 지나갈 위험이 굉장히 큽니다. 이런 날엔 정말 나가기 싫고 솔직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갑니다. 제 지인 몇몇은 배달하다 죽으면 개죽음이니 조심하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목숨을 걸만한 위대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는 마음에 하신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참 생각해 보면 간단해 보이는데 정말 위험한 일이고 극한의 날씨에 항상 노출될 뿐만 아니라 전신을 이용하는 운전, 계단을 오르고 뛰어다녀야 하고 언제나 도사리는 부상 및 사망 위험, 배달 독촉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시선이 곱지 않아 제가 어떻게 배달을 하건 간에 '누가 그런 일 하래?' '신호나 잘 지켜! 100이면 100 신호 다 까는 자식들이' 이런 인식이 있고 그렇게 운전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동네에 들어가거나 시장에 음식을 픽업하러 가면 술 취한 노인들이 이유 없이 욕을 뱉고 지팡이로 툭툭치는는 경우도 가끔있습니다. 이면 도로에 선 보행에 불편을 준다며 괜히 째려보고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사회적 시선과 사실이 개연성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인없는 결과는 아니니까요. 그냥 참고하는 것일 뿐이죠. 물론 좋은 분들, 그리고 격려해 주고 감사하게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 열심히 제 책임을 다하며 나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처럼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을 매일 접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제가 계속 수험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 감정과 기분에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과 기분 컨디션을 살피지 않으면 이런 요소들이 곪아 터져 나중에 큰일이 날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통제할 수 있는 여건 속에서 가능한 살피는 것은 나쁘진 않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조금 기분이 안 좋거나 컨디션이 나쁘거나 혹은 감정이 좋지 않으면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러한 감정과 기분, 컨디션을 개선하고자 전전긍긍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20살 이상의 성인이실 겁니다. 자신과 20년 이상 살아오면서 자신의 감정과 기분, 컨디션에 전전긍긍 한 결과 그것이 본인이 납득할 정도로 개선이 된 적은 극히 드물다는 사실도 아실 거라 봅니다. 오히려 자신의 그 순간의 감정, 기분, 컨디션에 집착하다 보면 더 우울하고 불안하며 그 감정에 헤어나지 못할 때가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오롯이 '자신'의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감정과 기분은 사실 소수의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대부분의 통제할 수 없는 상황과 맥락이 어우러져 우리와 만날때 일어나는 반응이기 때문에 완벽히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감정과 기분은 이렇게 상황과 맥락에 의한 외부적 요인에서 발현이 되기 때문에 그 상황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일시적인 존재라 생각합니다. 즉 그 순간의 감정과 기분은 잠시 스쳐 지나갈 뿐 영원히 내 곁에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바람과 같이 여기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원한 바람이 스쳐 지나갈 때 우리는 그 순간 '아 바람이 시원해 기분이 좋다'라고 여기거나 아니면 후에 그 순간을 생각하며 '그때 바람 참 시원하고 좋았는데"라고 생각할 순 있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바람을 생각하며 ' 아 그때 그 바람을 진짜 붙잡고 싶은데 이미 지나가버렸다니 정말 절망적이야. 내 삶에선 그런 시원한 바람을 다시는 맞을 수 없을 거야' 하고 날뛰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감정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스트레스를 받아 기분이 우울하거나 심하게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을 겪어 두려움이 들어도 그냥 '이것도 바람처럼 스쳐가는 것일 뿐 어차피 지나가는 감정이다. 지금 내가 우울하거나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차피 내가 통제할 수도 없고 그냥 지나가는 것일 뿐이니 집착할 필욘 없지'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좀 더 가벼워지는 걸 느끼실 겁니다. 그냥 할일 하면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 주위 사람 친구 가족이 여러분이 겪고 있는 감정, 상황, 기분을 몰라준다고 서운해하시지도, 기대하시지도 않는 것이 좀 더 좋다고 봅니다. 어차피 인간은 저도 마찬가지지만 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합니다. 타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겠지만 본인이 아니고서야 그 상황과 기분, 맥락을 타인이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가족도 연인도 오래된 친구도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앞서 말한 사회적 시선도 마찬가지겠고요. 내 상황, 내 힘듦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리고 타인이 내 모든 상황 어려움을 다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서운하게 굴거나 실수를 했다고 느낄 때에는 반대로 나도 저 사람의 모든 상황, 의도 행동과 말의 맥락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합니다, 그저 저 사람도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좀 더 마음이 편합니다. 결국엔 그냥 할일 하면 됩니다.
만약 난 왜 그 사람이 이렇게 안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은 왜 생각을 못하는 거지? 왜 이런 간단한 것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저렇게 멍청하게 굴지? 기본 아닌가?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마음의 안식과는 멀어질 뿐만 아니라 조금 더 극단적으로는 이렇게 날 몰라주니 너희는 괴롭힘을 당해도 마땅하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몰상식한 사람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시발점은 자신의 감정과 기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과신한 나머지 생긴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수험생활을 할 때도 너무 자신의 감정 즉, 우울 기쁨 감사 슬픔 이런 거에 집착하지 마시길 권해드립니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기분이 들 때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바람'처럼 대하는 방법도 한번 써보기 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또 좋은 상황이 맞물려서 가끔 산들바람처럼 이 세상이 즐거운 감정과 기분을 가져다줄 때도 있다는 것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온몸이 동상에 걸린것 같이 추운날, 배달음식을 건낼때 봉지사이로 잠깐이나마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가 손가락에 닿을때, 숨쉬기도 더운 여름날 일하면서도 잠시 쉬어갈 때 먹는 800원짜리 폴라포가 주는 위안처럼요 (꼭 포도맛이어야 함)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수험생활도 학교생활도 해나갔고 번역 일, 배달 일도 하고 있습니다.
배달 일을 퇴근하고 돌아오면 "오늘도 살아 돌아오게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하며 들어옵니다. 그러나 사실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제겐 수험생활 학교생활 일상생활을 하게 해주는 눈물 나게 고맙고 소중한 직업입니다. 그리고 내일 제가 이 세상에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험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하루 하루가 더 소중하겨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다른 학생들보다 공부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도 공부할 시간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기쁜일이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 일이 제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일입니다. 항상 사무실 분들께도 변변치 않은 저를 받아주고, 일하며 사람 구실하고 살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는 말씀을 가끔 드립니다. 사실 어려운 환경같이 보여도 감사할 일을 찾으면 정말 많다고 봅니다. 범사에 감사하다 보면 또 '바람'처럼 좋은 일이 찾아올 날도 있을 거라는 기대 속에 사는 맛도 있고요 :)
치킨 배달하고 돌아오는 길에... 내일을 기약하며 잠시 떠나는 태양이 너무 멋져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두서없이 적어내려 좀 민망하긴 합니다.무엇보다 수험생활을 하시든 다른 일을 하시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감정과 기분이라는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지 말고 원하시는 것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쓴 글이니 참고만 하시는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일상과 미래에 항상 신의 보살핌과 축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제 진심이 전해졌길 바랍니다.
ps: 심심하시면 제 유튜브 "료토다요"에도 놀러와 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