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멈추면 보이지 않아

by 이윤수

흘러야 한다. 강물처럼. 끊임없이..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라는 달콤한 유혹도 있고 계속 변화한다는 것은 피곤하고 힘들어 보이지만 사실은 가만히 있는 것이 더 힘들고 구속과 퇴보가 되며 오히려 변화하고 흐르는 것이 생명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멈추면 뒤로 가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의 딜레마'는 경쟁적 진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의 모든 현상에 맞는 말이다. 현실에서 볼 때 무리하게 억지로 변화하려는 것이 문제이지 자연스러운 흐름은 오히려 소통과 성장과 즐거움과 활력이 된다. 사람은 일이 지치고 힘들면 쉬고 싶고 또 쉬다 보면 지겨워서 움직이고 싶고 여행을 가면 집이 그립고 집에 있으면 새로운 세상을 보고 싶은 법이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사랑하던 사람과도 오랜 시간이 흐르면 따분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좋은 것도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집착하면 오히려 권태와 동맥경화가 생기는 법이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싶으면 계속 긍정적인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만 한다.

생명체가 살아 있다는 것은 세포가 끊임없이 생기고 성장하고 죽는 과정이며 그것이 멈추면 곧 개체의 죽음이듯이 사람의 두뇌활동과 경제 사회 제도와 인간관계도 멈추면 현상유지가 아니라 퇴보와 죽음과 부패로 이어지는 법이다. 심지어 두뇌는 새로운 자극이 없이 기존의 동일한 자극이 지속되면 감각 자체마저도 둔화되고 없어지게 되며 아무리 좋은 사람도 계속 같이 있으면 좋은 줄을 모르고 경제와 사회도 순환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신선한 자극과 활동을 지속해야 그것이 살아있는 것이다. 그것이 꼭 겉으로 보이는 활발한 역동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앉아서 참선을 하는 것도 활동이 될 수 있고 가벼운 산책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행복의 비결은 흐르는 강물처럼 activity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즐거운 경험을 습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젊음과 노쇠, 생명과 죽음의 차이는 무엇인가? 바로 새로움에 대한 열망의 유무가 아닌가?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 새로운 하루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매일 걷는 산책길에서 새로운 풍경의 변화와 익숙한 새의 지저귐을 듣지 못한다면 그 삶은 얼마나 따분할 것인가? 굳이 멀리 모험을 떠나고 짜릿한 자극을 추구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마약이나 도박이나 섹스처럼 강한 자극만을 끝없이 추구한다면 거기에 중독이 되어 결국엔 그 욕망을 충족할 수 없게 될 것이지만 일상의 작은 활동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하루하루 매 순간순간이 즐겁고 흥미진진하고 새롭고 보람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활동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활동 속에서 어떤 것을 느낄 수 있느냐에 있는 것이다. 독서와 음악 감상 야외활동, 운동, 산책, 영화감상, 정원 가꾸기 등등 자신의 취미생활 속에서 삶의 활력을 느끼고 좋은 인간관계도 유지해야 한다.

인간의 뇌는 동시에 들어온 자극은 그것이 인과관계가 없더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좋은 일이 있으면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취미를 공유하는 것도 좋고 같이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여행을 하고 산책을 하는 것도 좋고 항상 좋은 것이 있으면 함께 하고 나누면 그의 삶은 풍요롭고 행복해질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서는 살기가 힘들다. 다른 사람과 함께 강물처럼 부드럽게 즐겁게 흘러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참고도서; David Eagleman, Livew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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