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막 1장- 생각 나름 (상)

13일 - 닫힌 하루

by 이윤수

프레임 * 1


영문도 모르고 숲 속 오두막에 끌려와서 하루를 갇혀서 지냈다. 냉장고에 음식은 가득 차 있지만 TV도 컴퓨터도 게임기도 전화기도 없고 인터넷도 안 된다. 무료한 시간이 너무너무 안 간다. 잡다한 생각만 나고 할 일이나 놀거리가 없을뿐더러 무엇보다도 바깥 소식을 모르니 지루하고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다.


*( frame. 틀. 구조. 논리적 일관성과 합목적성을 가지고 특정 사고나 시스템을 구성하는 체계.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 중의 하나이며 상식을 넘어서는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은 아님. 일단 한 프레임이 형성되면 신속한 상황판단과 미래예측에는 유리하지만 고착된 편견과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음. Kenneth Cukier, Framers 참조)



프레임 2


회사에서 하루 유급휴가를 받았다. 숲 속 호숫가 오두막까지 공짜로 제공된다. 오랜만에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홀로 푹 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런저런 걱정 근심을 다 떨쳐버리고 냉장고에 가득 찬 음식을 마음껏 꺼내먹으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프레임 3


외롭다. 단 하루인데도 숲 속에 홀로 있으니 사람들이 그립다. 여친도 보고 싶고 부모님과 친구들도 생각나고 심지어 매일 내 옷을 훔쳐 입는 원수 같던 동생도 귀엽게 느껴진다. 맛있는 음식도 다 소용없다. 혼자 먹으니 맛대가리도 없다. 나가면 직장동료들에게도 잘해줘야겠다.



프레임 4


회사가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고급은 아니더라도 이만한 시설을 운영하기에 비용도 꽤 들것이고... 아마 이것이 재충전을 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 조용히 쉬면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자. 두 걸음 뛰기 위해서는 한 발 움츠리는 것도 필요하다. 새로운 업무구상을 하면서 창조적이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보람된 시간을 보내자. 음식은 충분하니 식단과 시간 사용계획부터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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