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맞이

나날이 성장하는 '우주'

by Michelle Lyu


새해 3일이다.

100퍼센트의 눈금이 바로 97퍼센트로 내려갔다. 순간이다. 불과 일 이초 사이에. 핸드폰 오래 썼다. 원래 뭐든 좋은 것을 사서 오래 쓰는 것이 평소 성품이다. 사람에게도 무엇에도 늘 같다. 이런 성품으로 언제나 곁에, 인연의 관계로 온 사람을 결코 함부로 안 한다. 오래 귀히 함께 하며 시간 흐른다.


3일 새벽 제일 먼저 받은 것이 누군가에게 보낸 선물이 반송되었다는 문자다. 그 문자를 한 번 다시 봤다. 선물함을 보았다는 얘기다. 취소 환불로 선물한 본인에게 정확히 환불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확인 문자다. 그냥 다시 자꾸 그 문자를 보고 또 봤다. 그저 마음이 오고 가는 문자에 힘을 얻는다. 언제나 마음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믿는 사람 이어서다.


효손 우주가

“할아버지 보고 싶다. 할아버지!” 동영상에서 또렷이 말을 한다. 그 동영상을 할아버지는 보고, 보고 또 보고 한다.

“오! 귀여운 놈!” 할아버지 목소리에서 꿀이 떨어진다.


2021년 새해 3일이다. 이제 이틀 후 5일이면 우주의 두 돌이다. 두 돌이고 우리 나이로 세 살이 된다. 꽉 찬 24개월이 된다. 우주가 손가락 세 개를 펴서 3을 만든다. 무엇이든 인지하는데 빠르다. 인지력이 좋은 것을 보며 효손, 우주 자랑하는 세상 바보가 된다. 물론 그저 사랑으로 보는, 팔이 안으로 굽는 함마의 시선이겠지만 3을 쓰며 '똑똑한 놈!' 속으로 중얼거린다.


첫 손 우주, 효손 우주! 세상에 다른 무엇보다 기쁨으로 와준 것만으로도 효손이고 효도를 다하고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제2 서재에서 계속 컴퓨터 소리가 난다. 이제 기상할 시간이다. 지금 모두를 위한 기도와 자신을 위한 시작의 기도를 하자 다짐한다. 새해 벽두부터 깨닫는 게 있다. 아무도 누구도 온전히 자신이 되어 해 줄 수 없는 것, 결국 자신만이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기도다. 누구도 아무도 완전히 나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얼마나 간절한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그래 온전히 자신만이 자신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도...

그게 믿음이라고 알게 되었고 믿음대로 사는 사람으로 한 해 더욱 깊이 가자 결심한다. 가족 모두를 가슴에 안고, 자신을 지키며. 모든 관계 속에 있는 지인들을 귀히 하며 진심과 진실과 사랑으로 하루를 3일을 맞고 시작한다.


지적 체계를 갖춘 아가, 우주

세상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며 마음으로 사는 큰 아이

상대적으로 기도를 많이 안 한, 못한 작은 아이

세상으로의 삶에 무거운 어깨를 짊어진 가장, 사위

늘 자신보다 가족을 중심에 두며 건강하길 바라는 남편

갑자기 떠오른 문호, 정애

세상 뜬 진경이

모든 것에 다시 대로이다.


굳게 서자

나를 위해

나를 사랑하며

가는 순간까지

세상 뜨는 날까지

후회 없이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매일 매주 매달 그리고 한 해 그리 수를 놓아보자

아주 정직하고 성실히...


나는 내게 속한 모든 것을 사랑한다.

내가 갖지 못한 모든 것에 대해 향하는 최선을 사랑한다.

나를 귀히 사랑한다.

당당하고 비루하지 않게 나를 세우신 하나님을 사랑한다.

이 마음가짐이 가장 먼저여야 하는 생각이 커진다.

돌아보니 가장 좋았던 시절은 공부할 때였다.

문학을 사랑했고, 그 사랑을 위해 공부하러 멀리 떠나기도 했고, 계속 공부했고, 온전하지 못해 아팠고, 완벽하을 향해 몸부림쳤고, 더 하지 못해 아쉬웠고, 외로웠던 모든 날들이 결국 바로 나였음을 인정하고 알게 된다.

난 그렇게 공부를 책을 영어를 문학을 사랑했고 하고 또 하고, 하고 싶은 사람이었음을 다시 알게 된다.


이 모든 마음을 담아 우주가 그런 사람이 되길 바라본다. 후우!

우주가 ‘제일’이란 단어를 구사할 줄 안다. 이제 24개월 두 돌이 된 우주가. 그 소리에 모두 깜짝 놀란다. 매일 매 시간 하루하루 효손이 만들어 내는 단어에.


생일이다. 새해 1월이다. 1월생이고 겨울에 태어난 아이다. 여자 아이. 1월 5일, 생일 미역국을 끓였다. 효손 우리 우주를 생각하며... ㅎ


“할아버지 제일 좋아.”

할아버지는 그 한 마디에, 사 와서 얼마 놀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망가진 병원놀이 청진기를 고쳤다. 순간접착제로 붙이고 검정 테이프로 챙챙 감았다. 망가진 청진기를 고치는 순간, 순간 우주를 담았다. 그런대로 온전해졌다. 아주 좋아졌다.


우주는 ‘청진기’ 단어를 발음하더니 ‘할아버지 제일 좋아!’를 연발한다.


“할ㅡ부지! 제일 조아...”


발음이 아직 어눌하고 서툴다. 허나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사는 정확하다.


‘귀한 놈,

세상에 이리 이쁜 놈,

우 ㅡㅡㅡㅡㅡㅡ 주 ㅡㅡㅡㅡ’


함마는 생일 카드를 썼다. 귀하다고, 와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건강하게 선하게 자라라고. 함마가 무지 사랑한다고. 많이 사랑한다고.


한 생명이 와 온 집안을 기쁨으로 물들였다. 여기저기


‘사랑해! 우주!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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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고쳐준 장난감 청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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