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른다
아마도 이는 당혹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처음 겪는 일이다
이 나이에
평생 가르치는 업으로 온 사람이
그렇게 평생 그 세상에 살던 사람이
예기치 않게 훅 가슴을 치며 들어오는 소리에
몸체가 출렁인다
근래 침체를 부르는 일들이 생긴다
이 갑작스러운 일들이 마음을 다치게 한다
현재 삶의 순간을 지남에
새벽 눈이 떠진다
시계가 3시를 지난다
땀은 아닐 것이다
식은땀이 온몸에 흐른다
알고 있다
이유를
생에 처음 겪게 되는 일이 마음을 무너뜨려서이다
추스름을 동반하나 여파가 온몸으로 온다
그래 새벽 눈을 뜨자
한 페이지를 연다
한 자씩 써 내려가는 모든 문장이
핏물이 뚝뚝 떨어진다
가슴속 말을
마음을 내놓지 않는다
엄마
그리고 당신이시여
아시지요
부단한 사투가 벌어짐을
이 사투에서 끊임없이
스스로 서 왔던 모든 노력을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강의 속에 있다
이렇게 살다 가겠다는
유언 어린 진정을
그 모든 염원을
다 느끼고 아심을 확신한다
그래
이 새벽 철철 흐르는 상처 진
눈물로
다시 다시 염원을 모은다
일어섬을 스스로 다짐하며
세우며
이 모든 상황이 각오와 다짐이 되어
엄마
그리고 당신이시여
지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