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깊이 읽기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ieghts)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ë)
Michelle Lyu
바람이 분다.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이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흔들리는 나무 사이로 한 여인이 지나간다. 등에 봇짐을 메고서. 바람에 휘날리는 치맛자락을 부여잡고. 그녀 등 뒤로 석양이 내려앉는다.
이 한 장면으로 사실 작품의 내용이 궁금해지며 이 바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따라가 보고 싶어진다.
영문학자들 사이에서 제목을 두고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폭풍의 언덕>, <워더링 하이츠> 두 제목을 놓고 학자들은 나름의 방향성을 정했다. 영문학을 전공하러 영국으로 떠났고 영국에서 공부하는 내내 영국 지형과 풍토를 익혀온 사람으로서 적절하다고 선택한 작품 제목이 <워더링 하이츠>다. 그래 <워더링 하이츠>로 제목을 적는다.
1801년
사귀어가야 할 그 외로운 이웃 친구들,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이렇게 완전히 동떨어진 곳, 사람을 싫어하는 자에겐 다신 없는 천국.
작품 시작 몇 문장에서 워더링 하이츠의 사람, 장소, 분위기가 다 드러난다.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는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ë)가 1847년 발표한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빅토리아시대 문학으로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다. 작품은 격정적 사랑과 복수, 고립된 환경 속에서의 인간 심리를 강렬하게 그려낸다. 당시 비평가들은 ‘너무 거칠다’라는 평가를 쏟아냈으나 지금 이 작품은 영문학의 대표 고전으로 굳게 자리 잡았다.
이야기는 이야기의 화자 로크우드(Lockwood)가 요크셔 황무지에 자리한 어느 집에 세를 얻으러 오면서 시작된다. 그가 묵게 되는 곳, 주인집이 바로 워더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다. 그는 즉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기묘한 분위기와 긴장감에 호기심을 품게 된다. 그는 그 집 하녀 넬리 딘(Nelly Dean)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두 집안의 비극을 접하게 된다.
주인공 히스클리프(Heathcliff)는 길에서 주워 온 고아다. 언쇼 가문에서 자라지만 계모와 의붓형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캐서린 언쇼(Catherine Earnshaw)는 히스클리프와 어린 시절부터 깊이 사랑하는 사이지만 사회적 신분, 지위를 이유로 부유한 이웃집 에드거 린튼과 결혼하게 된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한 마디 ‘신분이 다르다’는 그 말을 우연히 엿듣게 된다. 캐서린의 그 한마디로 배신감과 분노로 사로잡혀 집을 떠난다. 그 후 히스가 어떻게 재산과 세력을 갖추었는지는 모르나 자신이 얻은 재산과 세력으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와 두 집안에 복수극을 펼친다. 결국 이 집착과 복수는 1세대를 파괴하고 2세대 캐서린의 딸 캐시와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에 이르러서야 화해와 회복의 길이 열린다.
격정적 사랑의 대명사인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관계는 낭만적이라기보다 원초적이며 파괴적이다. 집착적 사랑이 좌절된 후 히스클리프의 삶은 거의 복수로만 일관된다. ‘워더링은 푹풍이 불면 위치상 정면으로 바람을 받아야 하는 이 집의 혼란한 대기를 표현하는 함축적 형용사’(P.9)라고 밝힌 거친 황무지는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다. 작품은 이중 구조의 서사로 로크우드와 넬리 딘이 사건을 재구성하는 ‘액자식 구성’이다. 사실 이런 구조는 이야기를 상당히 입체적으로 만든다. 이에 초자연적 요소로 망령, 죽음 이후의 사랑 등 고딕소설 분위기가 가미되었다.
Introduction: Gothic Excess and Transgression & Gothic returns in 1980s
By Michelle Lyu
EXCESS
지나침의 의미, 고딕이란 표현은 18세기 이성주의와 도덕주의에 휩싸여 독특한 모호함으로 나타난다. 이상주의와 개인주의의 절대적인 황홀함과 빅토리아시대 사실주의와 퇴폐로 인한 이중성이 덧입혀졌다.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우울함과 신비함이 과거로부터 현재로 돌아오면서 반복 신호로 나타나고, 공포와 웃음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20세기로 이어지며 다양하고 모호한 방식으로 고딕의 인물이 계몽주의와 인문주의적 가치의 이면을 보여주는 반 서사들로 묘사되며 현대의 진보와 함께 발전된 양상으로 드러난다. 18세기 이후 점점 더 세속화되는 세상에서 고정된 종교 체제의 부재와 사회, 정치적 변화는 고딕 문학의 변화를 유도했다. 고딕의 과잉, 범주를 넘나드는 위반, 타락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이중적인 감정이 지속적 표출된다.
고딕소설에 특징적으로 등장하는 고정 인물은 고딕 원리를 표현하고, 문화적 불안을 드러낸다. 불가사의한 사건, 끔찍한 이미지, 생명에 위협을 느끼게 되는 추적이 18세기에 지배적이다. 유령(specture : specturm) 라틴어에서 고딕 문학에 이러한 용어가 사용된 이후, 16세기 이후부터 공포스러움의 대표가 되었다. 유령, 괴물, 악마, 시체, 해골, 사악한 귀족, 수도승과 수녀, 기절한 영웅과 도적들이 상상으로도 또한 현실적 위협의 암시적 인물로 등장한다. 이런 인물은 19세기에 과학자, 아버지, 남편, 광인, 범죄자, 악마의 본성을 가진 이중적 괴물로 더해진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