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사랑이기에

삶의 숨결

by Michelle Lyu

이 사랑이기에

성진이는 자괴감에 허덕였다.

Human life consists of a succession of small events.

동시대를 사는 큰 언니네 아들 삼 형제, 막내의 조카들은 언제나 그들의 부모가 막내의 제2 제3 부모가 되어 막내 이모에게 부모 노릇을 하는 것처럼 조카들은 막내에게 남매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리 살아도 되는지 모르겠어?

밥도 먹고,

침대에 누워 잠도 자고.”


큰 조카 성진이는 자조적이며 자괴감에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요양병원에 계신 집안 첫째 원숙은 첫째 아들, 막내의 큰 조카를 못 알아보았다.

“막내야! 막내! 언니이이이......”

그러자 금방

“그래, 그래 막내다. 막내!”

하고는 다시 금방 원숙은 딴소리를 했다.


유일하게 알아보는 사람이 셋째, 막내 광진이었다. 요양병원 오기 전 맨 마지막 순간까지 원숙을, 엄마를 돌보며 살았던 아들이 막내 조카 광진이다.

“내가 대학에 다녔어.

아버지가 집도 지어주시고

날 무척 이쁘다고 했어.

아!

이쁜아!

그랬어.

아버지가!”


원숙은, 큰 언니는 그 몇 마디 말을 계속 반복했다. 그 몇 마디 같은 말을 하고 또 했다. 아버지 이름을 똑바로 기억하고 엄마의 이름은 바르게도 틀리게도 더러더러 왔다 갔다 했다. 큰 언니의 기억 잠재 속에는 아버지가 가장 컸다. 자신을 지극히 사랑해 주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컸다.


막내가 엄마에 대한 모든 회상을 더할 수 없는 많은 사랑을 받은 막내로서 생생하게 지니고 산다면 아마도 큰 언니는 집안 첫째로 아주 큰 사랑을 받았기에 오직 아버지에 대한 기억만이 크게 잠재해 있는 듯했다.

막내가 큰 언니를 위해 준비해 간 용돈 봉투는 언니가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으려던 순간 바로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모르는 큰 언니가 아니라, 결국 언니의 휠체어를 밀고 온 도우미의 손에 쥐어졌다.

큰 언니를 만나보고 돌아오는 길, 막내 조카 광진이는 점심도 못 하고 그냥 발길을 되돌려 갔다. 말이 없었다. 모두 묵묵히. 많은 말을 다 접었다. 막내 조카 광진이는 끝내,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삼키고 있었다.

그저 막내에게 한 마디

“나! 가. 막내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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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akespeare " 전공. 나에 대한 생각, 타인에 대한 이해, 사회를 보는 길이 바로 문학이라 생각한다. 내게 나를 보여주는 거울이며 타인에게 향하는 창이며 통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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