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chelle Lyu Jun 23. 2020

5.18 그 역사의 장소를 보게 한 인연

인연은 필연으로 이어져야 숙명으로 가슴에 온다

다스림은 결국 자신 스스로 안에 있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 제일 먼저 쓴 마음이

떠오른 단어가

Unflappable...

일어나 화장실에 서너 번을 들날락했다


어쩜 모든 것이 너무 과했는지 모른다

경비도 시간도 어지럼증이 계속되고 있는 건강 상태에서

위안이라고 힐링하자는 생각도

허나 이 모두보다 가장 크게 과장 과했던 것은 현재의 상황과 조건에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이라면 다 좋다 괜찮다라고 몸의 상태를 다스리는 다독이는 마음이었고 그리고 세월이었다


시간 세월을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다

더욱더 더 초월하거나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가 부정할 수 없는 바로 마음 마음이다

수십 년을 함께 한 마음이

조화를 이루고 흔들림 없이 더 굳건하게 되어가는

여행을 떠난다 였다 이미 모든 것은 충분


반쪽은 아침부터 약 챙겨라

잘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hks

lis 있으니 걱정은 안 한다

그래도 조심하라는 둥

거기에 한 마디 출근하며 보탠  아이의 인사

엄마 잘 조심해서 다니세요 묵직한 마음이 더 크게 가슴으로 울림을 남겼다

세 사람이 떠나는 첫 집 떠남이었고 생애 처음 가보는 장소이며 공간이었다

운전은 능수능란히 두 s가 하기로 했다

선배는 가장 오래전 운전을 시작한 사람이나

언제부턴가 꼭 해야 한 하는 경우가 아니면

운전을 기피했다

쉼이 필요했고 그 마음이 보내는 신호에 움직임에 충실하고 노력했다


이미 출발부터가 여행을 떠남이다

ks와 둘이 떠났던 얼마 전에 힐링이 진지함과 전적으로 선배만을 배려한 여행이었다면

이번 떠남의 목적은 시작부터달랐다

선후배가 모인 것은 분명 하나

누군가를 찾아가는 떠남이었고

그 떠남을 행동으로 옮기게 한 주연이 둘째이며  

바로 둘째의 인연을 보러 가는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무지 망설셨던 숱한 시간이 흘렀다

막내가 리더로서 총괄하고 둘째가 주인도를 했다

 

평생 한 곳만 보고 왔고

책으로 평생 가르치고 연구하고 좋아하고 산 삶에 대해 깊이 조우했고

또 다른 것에는 관심도 의미도 세우지 않았던

첫째인 선배는 그저 그래 한 번 이제 세상 밖으로 한 발씩 내딛는 첫걸음을 떼는 연습 중이다

그래 한 번 해 보자 가보자로 한 걸음을 떼는  두 세대를 지났다

선배는  뒷좌석에 앉아 내심 내내 자신을 타이르며 세뇌를 했다

스스로에게 잘 조심해서 다녀오게 해달라고

다짐도 하고 부탁도 했다

네비는 그 셋을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로 인도하는

4번 타자였으나 실은 최전선에 선 길잡이었다


모두의 합의가 이뤄져 쉬게 된 첫 휴게소에 잠시 멈춤이다

각자의 취향대로 차 한 잔을 주문했다

다시 차에 오르고 한두 시간여를 렸다

멀다

가슴에서 참 멀다가 자꾸 되뇌어졌다

더러는 눈을 감고 더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과 구과 나무와 꽃들을 하염없이 봤다

끝없이 지나쳤다

그간 이미 한 약속을 어기지 않으려고 긴장한 마음의 그늘 탓인지 가끔씩 속 울렁증이 왔다

두 후배에게 표시하지 않으려 아니 나타내 보이지 않으려 애를 쓰는 스스로가 안쓰러왔다

두 번째 도착한 기흥 후계소에서 점심을 었다

맛있었고 밥 한 그릇으로 쾌히 더 줄 정도로 인심이 후

모두 좋아라 밥을 먹었다

둘째 is 가 밥에 담긴 인삼 한 뿌리를 덥석 내 밥에 놓는다


이것 언니가 먹여야 해


막내 ks도 눈을 크게 뜨며 빨리 먹으라고 재촉한다


전에는 조금만 낯이 설고 이상한 아니 익숙하지 않은 먹어보지 않은 음식은 다 기피했다

그만큼 자신 좋아하는 것에 집중했고 집착했다

인연 보이지 못한 인연을 만나러 가는 둘째는

기흥에서 8만 원을 주고 그 인연과 어울릴 만한 앞치마를 하나 샀다

그리고 더 고르려 물건을 살피는 둘째를 선배는 제어했다

그것이면 충분하고 더 하는 것은 오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애 첫 인연을 보러 가는 인사로의 선 

그저 인사이고 마음이면 되는 것이라고 느껴서였


광주

5.18의 진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보고 울었던 그 배경의 장소

그곳에 도착했다

울림이 컸던 곳이라 차창을 통해 보이는 모든 곳이 너무 뭉클했다

세상에

어떻게

무슨 이유로

마음이 마음의 끝을 헤아릴 수가 없이 역사속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저 생각만으로도 아팠다

음이 가슴이

그렇게 한 동안을 숨을 참았다


역사지를 가슴에 담아 찾아온 곳

처음 만나게 되는 보는 둘째의 인연

그의 가게 간판에는 한자 흙 토와 story가 함께 나란히 있었다

간판이 한자와 영어라니

순간 든 생각이

차라리 순수한 한글 <흙의 이야기> 였으면 더욱 어울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으로 흙을 만지고 빚고 하의 형태 형상을 잉태시키는 작업이니 당연히 흙의 이야기가

이야기가 가장 아름다움을 전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

허나 그저 함구했다

타인의 세계는 그 사람만의 생각과 의지가 있다고 믿어

그의 모습은 첫인상은 흙 이야기와는 좀 다른 모습였다

그냥 그대로 또한 그의 세계로 인정하자 했다


둘째의 두 번째 인연을 찾아간 곳은 선운사 문화예술관이었다

둘째의 인연이 한참 바쁜 모습으로 일하고 있는 곳이다

선운사에서 문학 예술을 명상을 한 공간에 모은 문화관을 설립했다

문화관의 의미는 예술과 문학을 하나로 한 공간에 사람 인연 자연의 마음을 담고자 한 것 같이 여겨졌다

그 공간에서 제일 먼저 발길을 끄는 곳이 리유 갤러리이다

사진과 화화가 함께 어우러진 갤러리를 구경했다

오늘이 2020년 6월 19일 오픈이고 오픈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갤러리와 첫인사를 마친 후 다음 공간은 우리의 마음이 가는 곳대로 움직이자 했

둘째의 인연은 개관 오픈 준비로 너무나 분주했 우리를 안내 할 시간이 없어 보였다

우린 우리 마음이 닿는 곳으로 문화관 곳곳을 둘러봤다

문화관의 시설과 규모 건물은 상당히 모던했다

선운사라는 전통적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후우 이제 정말 시대가 바뀌어 가고 있구나


마음에서 나오는 자조 섞인 한숨은 아마도 코로나19를 대해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 자신에게 하는 마음의 반응이었는지 모르겠

한참을 둘러봤다

문화관 형성의 주체와 근원이 선운사이니 초대를 받고 석한 거의 모든 사람들 가운데 가장 흔한 옷의 형태나 모양이 승복이었다

그 말은  스님이 주류였다는 말과 다름이 아니다

물론 종교 문화 예술을 각각의 별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

문화관 근처에서 코다리로 저녁을 먹었다

7시에 Thamma 북카페에 예정된 작은 음학회를 보고 잠자리를 정할 예정이었다


북가페 담마 무대에는  소프라노 강수정의 이름이 걸려 있었다

유며한 사람인지 이곳저곳 카메라 촬영이 분주했다

BBC 라고 까만 카메라에 흰 글씨가 써진 방송국 카메라가 아주 세밀히 찍고 있다

순간 영국 BBC 방송에서 왔나 생각했다

선운사가 그리 유명한 곳이구나 느끼면서

영어 Thamma  무슨 뜻인지를 내내 생각하는 데

강수정이  첫 곡으로 한계령을 불렀다

선운사와 클래식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었다

음악회가 진행되는 북카페 담마 공간에는 인문 교양 절학 예술 등 코너마다 특성을 내포하는 책들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내심 뭔지 모르게 가졌던 무거운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줬다

음악회는 훈훈하게 끝이 났다

강수정을 잘은 모르나 좀 더 성량이나 음량이 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둘째의 두 번째 인연이 선운사 템플 스테이를 잠자리로 제공해줬다

그 순간 김수영의 <무진기행>이 생각났다

인연을 뒤로하고 짙은 안갯속으로 떠났던 그리고 그 인연을 다시 못 볼 것이라는 예감을 안고 안갯속을 걸었던 김수영이 가슴에 가득 차 왔다

아마도 오늘 떠나 왔던 모든 순간들이

또 둘째의 인연으로 시작한 이 모든 것들이 둘째의 인연으로 온 모두는  더는 다시는 이어질 것 같지 않다는 마음에서 엿을 것 같다

선운사에서 올려다  본 밤하늘의 별은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이상이었다

생애 처음 산사에서 하루를 지내는 경험을 했다

새소리가 아침을 열었다

날이 밝아 오고 있음을 알렸고 누구보다 새날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음악소리였다

여명을 벗 삼아 녹차밭을 걸었다 동생들과

새벽 공기로 다가오는 안개 낀 녹차밭의 정연한 모습은 경건하고 순박함 그 자체였다

새벽 공기와

산사에서 생애 처음 하루 밤을 보낸 마음과

새소리가 연 여명 속 새날은

어마어마한 경험으로 가슴을 올렁거렸다

일출시각을 새들의 지저귐이 알려주었다

산책을 했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다시없을 정화와 온화의 순간이었다

빛의 기운이 돌기 전에 아침 회합을 준 시간였다

m i k 에게

우연히 가는 곳마다 보이차를 마시게 되었다

여행 내내 마신 보이차를 잊지 못할 것이다

대접하는 사람 각자의 방식으로 우려낸 차 맛은 아주 달랐다

차 맛에도 각자의 생각과 마음이 다르기에 나오는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여겨졌다


우리 모두는 하루를 산다

모든 순간 시간에 각자의 관점으로 사물을 보고 느끼고 간직한다

그게 무엇이건 어떤 것이건 스스로의 삶과 철학이 배어 있다

인연을 따라간 여행였고

인연의 주인공이 누구인가에 따라 또 인연의 모습도 다르다


이 글을 쓰기까지 나흘이 걸렸다

사실 그 나흘 동안 끔찍하게 앓았다

죽도록 아팠다

설사 배앓이 두통 열 무기력

의사는 말했다

어쩌 이리 참을성이 많으시냐고

방전에 아울러 덧붙인 한 마디는

쉬셔야 해요

가방 하나 가득 처방한 약을 사들고 집에 들어섰다

오늘이 며칠이지


아팠다

많이


무리였다

약속을 어기지 말자는 하나에만 집중했다

허나 그 약속을 위해 만난 둘째의 첫 번째 인연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아픔을 줬다


잘못했습니다

Unflappable...


내 몸이 우주라는 것을 알았다

내 몸이 우주라는 것은 내가 우주의 주인이 아니라 내가 우주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진정 절감했다

짜릿한 깨달음였다

나는 그저 인간일 뿐이다 고백하게 하는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하다








작가의 이전글 영원히 영순이는 영순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