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에스더 Nov 04. 2021

여에스더는 왜 영양제를 처방하는 의사가 되었나 #1

어린 시절 저는 늘 골골거렸습니다. 오래 달리기와 턱걸이는 항상 꼴찌였습니다. 의과대학과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의사가 되어서도 피로 증세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의학 교과서에는 갑상선 질환이나 빈혈이 있으면 피곤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검사를 받아도 모두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이상했습니다. 모든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 나는 왜 피곤할까? 


의대에서 제가 배운 것은 질병을 진단하고 수술이나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사를 해도 이상은 없는데, 힘들고 피곤한 경우는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진료실에서도 저와 비슷한 환자를 많이 만났습니다. 그렇게 눈뜨게된 학문이 바로 기능의학(Functional Medicine)이었습니다. 기능의학은 제프리 블랜드(Jeffrey Bland)박사 등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시작된 학문으로 현대의학의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기능의학을 공부하며 30여 년간 굳어진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쳐나갔습니다. 매일 집 주변 양재천을 1시간가량 걷고, 싫어하는 채소와 과일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식단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조합의 영양제를 섭취했습니다. 


놀랍게도, 저는 점점 활기차게 변해가는 제 모습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체험을 제 가족과 환자들은 물론 의사들과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각종 학술대회의 강연과 토론을 통해 기능의학을 알리는 데 힘썼습니다. 생활 습관을 조금만 바꾸어도 사람의 건강이 어떻게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지 알리고 싶었습니다. 오랜 세월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으로 고통받아온 환자들에게 몇 가지 영양소를 처방했고, 환자들이 영양제를 잘 먹는 것만으로도 크게 개선되는 경우를 자주 체험했습니다.


글쓴이 서울대 예방의학박사 여에스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