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우리말로 옮기면 ‘유익균’입니다. 건강에 도움을 주는 장 속의 세균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유산균과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유산균이 아니어도 건강에 도움을 주는 균이라면 프로바이오틱스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시작
프로바이오틱스의 시작은 우크라이나의 생물학자 메치니코프 박사입니다. 190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메치니코프 박사는 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신 요거트를 매일 마시는 요거트 애호가였습니다. 그는 장수하는 불가리아 농부의 대변 속에 질 좋은 유익균이 많은 것을 관찰하고 이들이 장수하는 이유가 요거트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요거트 속에 다량 함유된 세균이 오늘날 프로바이오틱스의 원조인 셈입니다. 오메가-3가 고등어, 칼슘제가 우유라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요거트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주종
프로바이오틱스의 범주에 들어가는 유익균은 대단히 많지만 크게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와 비피더스(bifidus)란 두 종류의 유산균이 주종을 이룹니다. 수백여 편의 논문을 통해 이 두 가지 유산균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입증됐기 때문입니다.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더스는 요거트에 함유된 가장 중요한 유산균이며 실제 영양제 형태로 복용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주성분이기도 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중요성
프로바이오틱스의 중요성을 이해하려면 먼저 장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장은 음식물이 통과하고 변을 만들었다 내보내는 장기로 알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장에 이런 기능만 있는 게 아닙니다.
장에는 인체의 면역세포가 가득!
장에는 백혈구 등 인체 면역세포의 70~80%가 몰려 있습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뇌도 아니고 심장도 아니고 왜 하필 장 안에 그 중요한 면역세포가 몰려 있을까요? 그 이유는 음식물 찌꺼기가 소화와 발효, 부패 과정을 거치면서 엄청난 양의 세균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장 속에 들어 있는 세균의 수는 무려 100조 개나 됩니다. 대변 무게의 절반가량을 이들 세균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 무게만 대략 1~1.5kg이나 됩니다. 무려 고기 두 근반이나 되는 무게의 세균들이 우리 뱃속에 들어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장 내 유해균이 많아질 경우 이 균들이 호시탐탐 장의 점막을 뚫고 우리 몸속으로 침투할 기회를 노린다는 것입니다. 면역세포가 장에 몰려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백혈구들이 최전방 초소에서 보초를 서듯 빽빽하게 밀집하여 대장에서 점막을 뚫고 인체로 들어오려는 유해균을 차단해줍니다.
글쓴이 서울대 예방의학박사 여에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