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에스더입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케샨병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1935년 중국의 헤이룽장성 케샨 마을 주민들에게 처음 발견된 질병인데요. 가임기 여성과 아이들에게 주로 발병하여 울혈성 심부전, 부정맥, 심장 쇼크 및 사망을 유발한 심근증입니다.
학자들은 해당 지역 토양의 셀레늄 함량과 주민들의 혈액 및 모발의 셀레늄 수치가 낮았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이 질병의 주요한 원인으로 미네랄(무기질)의 일종인 셀레늄 결핍을 지목했죠.
비타민은 알아도
미네랄에겐 소홀했다면
균형잡힌 영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영양성분, 그중에서도 특히 비타민에 대해서는 대중 분들의 이해도가 매우 높아진 것 같습니다. 비타민A가 눈에 좋고, 비타민C는 피부에 좋은 것쯤은 많이들 알고 계시죠.
하지만 미네랄은 어떤가요? 아마 미네랄의 종류와 기능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뼈, 치아부터 근육, 피부와 같은 신체의 구성 요소이자 체내의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각종 호르몬과 효소의 구성성분임에도 불구하고요.
한국인의 셀레늄 일일 권장섭취량은 55μg인데요. μg(마이크로그램)은 100만분의 1g을 말합니다. 또 다른 미네랄인 요오드는 150μg이며, 그나마 권장섭취량이 높은 편에 속하는 다량 무기질인 칼슘도 700mg 정도니 1g도 채 되지 않습니다.
아주 적은 양이지만,
잊지 마세요.
그러나 미량이라고 그 중요성까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앞서 말했듯, 매우 적은 양이지만 우리 몸이 제대로 굴러가는 데 꼭 필요한 성분들이기 때문이죠. 이제 흥미로운 연구들을 통해 세 가지 미네랄의 중요성과 특성에 대해 여러분의 머릿속에 확실하게 각인시켜드릴게요.
미네랄 3총사 살펴보기
하나, 셀레늄의 보충은 인지 기능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브라질의 연구진은 현재까지 셀레늄 함량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식품인 브라질너트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경도 인지 장애(MCI)를 가진 노인 31명을 대상으로 브라질너트의 섭취가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는데요. 6개월 후, 브라질너트를 섭취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섭취한 그룹에서 언어 유창성을 비롯한 인지 기능이 유의하게 개선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셀레늄이 경도 인지 장애와 알츠하이머병 등의 원인으로 꼽히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보고했죠.
Esther’s Tip: 셀레늄은 앞서 언급했듯 브라질너트에 매우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과다섭취가 우려되므로, 상한섭취량을 초과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 2개 정도만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둘, 아연은 남성의 성 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연은 성 호르몬 대사, 정자 형성 및 운동에 관여함으로써 남성의 정상적인 성 기능에 중요한 미네랄입니다. 메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불임 남성의 정액 혈장 아연 농도는 정상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낮았습니다. 또한 건강한 남성에게 아연을 제한한 식단을 20주 지속한 결과 혈청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반대로 아연이 결핍된 노인에게 6개월 동안 아연을 보충한 결과 혈청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증가했습니다.
Esther’s Tip: 아연을 보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급원 식품은 패류이며, 특히 굴에 풍부합니다. 프랑스의 장군이자 황제였던 나폴레옹도 굴을 거의 매 끼니 챙겨먹었다고 알려져 있죠.
셋, 비만과 요오드 결핍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닙니다.
요오드는 체내에서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T4)과 트리아이오도티로닌(T3)을 구성합니다. 이들은 생체 내 기초 대사율을 조정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며 중추신경계의 발달에 관여하는 등 매우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죠. 그런데 비만한 경우, 요중 요오드 농도가 더 낮은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즉 비만할수록 요오드 결핍이 나타나기 쉽다는 거죠.
또한 반대로 요오드가 결핍되어 갑상선 호르몬이 충분하게 생성되지 못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나타나면, 전신의 대사 과정이 느려져 체중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Esther's Tip: 요오드는 미역, 김과 같은 해조류를 통해 섭취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인의 식단 특성상 기본적으로 요오드 섭취량이 높은 편이므로,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 과다섭취에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몸의 작고 소중한 일꾼인 미네랄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올해는 균형잡힌 영양을 통해 건강의 기초를 다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문의 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글쓴이 서울대 예방의학박사 여에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