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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푸른 Mar 09. 2021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날들. 29

나는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한 번도 뒤돌아 보지 않고 달리면

저곳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문득 내 속도에 숨이 막힐 때가 있어

미친 듯이 달리던 때가 있었다 

내 페이스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면서 무작정 전력질주를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아마도 불안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달리기는 정직한 운동이다 준비한 만큼만 달릴 수 있다

내가 책임질 수 있고 책임져야 하는 경계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저질 체력이라 더 이상 달릴 수 없음을, 불어난 몸으로 이렇게 계속 달리다가는 반월판이 남아나지 않음을 심장과 근육과 관절이 뚜렷하게 가르쳐준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은 몸이 나에게 주는 신호를 주의 깊게 듣고 판단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상을 입는다

계속 달릴 것인지, 속도를 줄여 천천히 계속 달릴지, 아니면 지금 당장 멈출지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다 

내가 멈추지 않으면 멈춰 설 수 없고 내가 뛰기로 결정하지 않으면 결코 계속 달릴 수 없다


길고 긴 달리기를 한다 

숨이 턱에까지 차올랐지만 멈추기는 싫기 때문에 내가 뛸 수 있는 속도만큼 천천히 달리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달리기가 조금은 편해지고 약간은 즐거워졌다 

이건 그저 달리기일 뿐이니까....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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