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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푸른 Apr 07. 2021

믿을 수 없을 만큼평범한 날들. 50

첫사랑

넌 참 목소리가 좋았어

같이 걸을 때 더 좋았어

그래 그럴 때가 있었어


넌 나에게 매일 첫사랑

봄눈이 오듯 그렇게 나는 기다려


-에피톤 프로젝트 '첫사랑' 가사 중'

처음 널 만나던 순간 숨이 벅차오르던 기억..


내 첫사랑은 같은 교회에 다니던 여학생이었다

키가 크고, 날씬하고, 안경을 썼었고, 공부를 잘했다 결정적으로, 내 눈에는 예뻐 보였다

그 아이와 나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남고와 여고를 다녔다 

나는 교내 문학동아리, 그 아이는 방송반 활동을 해서 이런저런 핑계로 잠깐잠깐 얼굴을 볼 수도 있었다

주말에는 같이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동성로의 밀밭 제과나 그라베 빙수가게에서 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솜털처럼 보송보송한 첫사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그 아이가 서울로 전학을 가면서 끝났다


그 뒤로도 살아가면서 몇 번의 사랑을 만났고 이런저런 이유로 그 사랑과 헤어졌다

상처를 주기도 했고 상처를 받기도 했다

처음이라 서툴고, 두 번 세 번째라 좀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사랑 앞에서 나는 늘 서툴고 어리석었다

미숙하고 많이 부족한 인간이었던 내가 그 과정을 통해 한 뼘이나마 성장할 수 있었듯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했던 그녀들도 그러했길..

지금의 나처럼 사랑받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길..


'때로 사랑은 참 외로워 

그래 삶이란 늘 어려워

알아 우리 함께 했던 날

가슴 시리게 사랑했던 날 있었어

넌 나에게 매일 첫사랑

봄눈이 오듯 그렇게 나는 기다려'


매주 월~ 금요일 그림과 글을 올리고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쉽니다

성실하게 주 5일 근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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