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거리에서
눈보라가 치는 거리
나는 서있네
시간의 계약은 이곳에서는
소용없어라, 그저
칼날과 칼날, 눈물과 눈물
눈송이 하나마다 그런 것
그런 것들만 집중하는
멈춘 자들의 거리
혹은 떠도는 자들의 거리에
나는 서있네
가슴에는 붉은 꽃
머리에도 붉은 꽃
상처마다 붉은 꽃이 그득하니
눈송이가 스치면 꽃잎은 얼고
얼면 깨지고 잘게 부서진다
지나온 바닥에 붉은 가루가
꽃잎이었어라, 흔적이었어라
내가 있고 또 내가 있는 거리
나는 서있네 눈보라와 함께
내가 서있네 나는 서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