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누군갈 좋아하는 것도 힘든 나이가 되었다.

by 김영식

내 나이 서른 중반이 넘고 후반이 되면서 이제는 누군가를 좋아하기도 무서운 나이가 되었다.




나보다 더 먼저 삶을 살아가는 인생의 선배님들에게는 아직도 난 어린 나이겠으나, 또 주변을 돌아보면 제법 나는 나이가 차버렸다.




지금은 마치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채워진 잔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나에게 누군가 번뜩하고, 마치 캄캄한 창에 켜진 조명처럼 보인다면 그것 참 마음 복잡한 일이 되어 버릴 때가 많다.




어리다면 더욱 그렇고, 내 또래라도 더욱 그렇고, 연상이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러니까 함부로 좋아하는 마음을 품는다는 것이 무섭다.


체기처럼 잘 내려가지고 않고 편도선처럼 자꾸만 마음을 칼칼하게 만든다.


그리고 뇌 어디쯤에 작용했는지는 몰라도


돈키호테처럼 풍차에 돌진할 것 같은 마음이 생겼다.


그러다 한편에 겨우 남아있던 이성이 날 붙잡으면 겨우 제자리로 오곤 했다.


이미 경험한 것들이 있기에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고 있다.


밥 때처럼 타이밍이 맞아야 하고 벚꽃 필 때처럼 너와 나의 세상은 모두 훈훈해야 했다.

그리고 소낙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어야 마음이란 걸 겨우 피워볼 수 있겠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고 세월이 기다려준 적이 있던가?


그러니 너와 나는 엇나가는 중이다.


괜한 말을 해버렸다.


잘 돌려 말하면 표현은 선의 따위 였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오해하지 말라, 편하게 생각해라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비겁할 것 같아 변명은 하지 않았다.


그래. 내 마음을 위하여 그래도 속이지는 말아야지.


마음이 또 죽어가기에 추모의 잔을 올려야겠지만, 한두번이던가.


기어코 문단속 잘하고 살았던 마음인데, 잠깐 잊고 말았다.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는 거겠지.' 말하면서도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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