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가끔은 사진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뚜렷하고 진실한 사진 한 장처럼 말입니다.
흐릿하고 뿌연 내 자신이, 그런 내 마음이 덜컥 겁이 나서
혹은 조바심을 내도록 때론 집착처럼 보이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막상 사진처럼 뚜렷한 그대를 보는 일은 싫었습니다.
흐린 눈으로 바라봤던 것보다 더 멀리 있을 것만 같았고
렌즈 초점에 잡힌 그대 눈동자가
나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향해있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오늘도 사진기를 살까 고민해봅니다.
이따금씩 내가 없는 곳에서 즐거운 그대일지라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순간 같은 우연이라도 영원 같은 운명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