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치며
힘든 하루를 보냈군요.
스스로 먹고 산다는 일을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일을 그렇게 기다렸었던 어린 날들의 파란 기대와는 달리 새삼 빡빡한 현실을 느끼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셨으리라 짐작합니다.
힘든 하루여도 괜찮습니다.
아름다운 기대들이 무너지고 기대와는 달리 낭만적인 일들 하나 없었던 오늘을 보내셨더라도 말입니다. 이런 날이면 정말 까마득한 밤처럼 하루가 저물고 생각도 마음도 밤을 맞이하고는 했습니다.
저의 하루는 어디쯤일까요?
아마도 저의 하루는 한 밤중, 새벽녘. 깨어있는 것이라고는 이따금 우는 풀벌레들과 가로등뿐이 전부인 삶들. 해가 뜨길 제법 오래 기다린 것 같습니다만 아직도 해가 뜨지 않는 밤을 나는 걷고 있습니다.
밤에 별들이 빛나는 까닭을 아시나요?
별 보는 일을 좋아했던 나였기에 오랜 시간 동안 무심코 별들을 바라보면서도 어렴풋이 느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두워져야만 보이는 것들을 알라 하는 조물주의 메시지 같은 것이었지요.
겨울이 와야 아는 손난로의 따스함처럼 낮에는 볼 수 없는 별빛처럼
이따금 나의 삶이 밤을 맞이할 때가 와서야 비로소 곁에서 빛나는 것들을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해가 저물어야 보이는 것들의 의미를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친절과 상냥함그리고 다정한 이야기들처럼 빛나는 것들을 별들처럼 반짝이는 밤,
오히려 날이 밝았다면 동서남북 어딘지 가늠을 못 잡고 길을 잃고 말았을지도 몰랐겠습니다만.
한 밤중 언덕을 넘는 양치기의 길라잡이 별자리처럼 어쩌면 나는 이런 밤중을 겪고 있기에 별자리처럼 빛나는 것들을 보며 오히려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