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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뜬 Sep 05. 2015

가끔 생각해보면 좋은 것들 -45

고향

고향




아침이면 푸른 꽃 

점심에는 하얀 바람

야트막한 언덕까지 달려 

고목나무 밑 땀방울 달래갈 때면

저녁노을 동무들의 웃음소리

울려 퍼지는 꽃씨들의 노래    


배곯이는 넉넉한 밤마다 

별빛담은 엄니자장가 

바느질마다 반짝이던 미소 

아비의 기찻길 같던 코골이는

세상 밖을 꿈꾸게 했었지     


아이는 사라지고 매일 면도하며

회색빛 길에서 봉급을 타고

고픈 것은 배가 아닌 눈가였고

세월은 사진 한 장 남길 여유도 없이

떠나게 하고 변하게 하는데    


어딜 그리 바삐 가소 

구석진 한 마디에 닿은 고향은

기억처럼 사라졌지만

추억처럼 눈물마다 남아있다

   

아침이면 푸른 꽃

점심에는 하얀 바람

이 땅의 이모구비를 닮은 사람은

이곳의 풍경이 가슴이 되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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