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오늘도
그대 역시 오늘도
가슴 속 어디엔가
어렵고 아픈 마음을
심장 깊숙히 당기고서
사랑에 빛깔이 있다면 저는 비오기 전 하늘의 우중충한 먹구름을 선택하겠어요.
오래전 제가 생각했던 사랑의 빛깔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그래요. 어떤 날에는 구름이 걷히며 해가 뜨기도 했고 제법 오랜 시간 동안 그 햇살이 유지되고는 했지만요. 저는 역시 오늘도 사랑의 빛깔은 먹구름의 회색빛 그것이라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또 비는 내리고 한 때 우리라 말했던 우리는 더 이상 우리가 아닌 채 더 이상 엮일 수도 없고 엮이지 않을 사람으로 지나치고 있습니다. 정말로 이제는 사랑이든 미안함이든 미련이든 다 소용없는 짓일 뿐인 사이가 되어버린 것이겠죠.
그래요. 쓸쓸한 빛깔은 당신에 대한 사랑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꿈을 사랑했고 이상을 꿈꿨습니다. 현실을 사랑했으며 큰 계획부터 작은 목표들까지도 희망하였기에 사랑했고 찻잔에 오르는 향기 같은 평온한 시간들을 사랑했습니다.
꿈과 이상, 드리우는 현실, 계획과 목표, 심지어는 평온할 것만 같은 시간 속에서도 내가 사랑했던 어떤 무엇일지라도 쓸쓸함이 묻어나는 까닭은...
또 다시 사랑을 하겠지요.
알프레드 디 수자의 시처럼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또 다시 사랑을 할 겁니다. 내가 꿈꾸는 많은 것들을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 번 무너질 겁니다. 아프고 괜한 짓을 했다며 울 수도 있겠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여전히 단조의 음악처럼 쓸쓸한 빛깔로 빛나는 사랑이라고 할지라도.
금실 좋은 어느 노부부가 어떻게 평생 설렐 수 있느냐는 질문에 ‘매일 사랑에 빠진다.’라고 대답한 일처럼.
매일 사랑할 것이고 삶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사랑으로서 대할 것입니다.
사랑한 뒤 남을 상처와 사랑하지 않아 남을 후회 중에 상처를 택하고야 마는 저이므로.
오늘도 사랑하는 일이 희생임을 알아갑니다.
내가 좋아해서 원해서 시작하는 일이라 생각했던 사랑은 오히려 나를 내어 주어야 하며 방어기제 없이 무방비 상태로 마음을 내놓아야만 하는 일인 것을 깨달아 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지 않아 겪은 쓸쓸함을 사랑해서 얻고야 마는군요.
텃밭도 비오는 날이 있어야 말라죽지 않고 성장하는 것처럼 내리는 쓸쓸함으로 저는 자라나고 있음을 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