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길 걷다가 딴짓하는 이야기
2022년 3월 22일
오늘 걷기로 한 바래길은 9번 구운몽길.
천하마을에서 만나 함께 걸었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 길목.
가방에 들어 있던 텀블러가
자꾸 떨어져서 당황했다.
와중에 근은 기타만 달랑 메고 왔다.
(오늘 바래길 걷는 사람 맞아..?)
바래길을 걷다 발견한 것들.
윤슬이 비친 바다와 귀여운 강아지들.
천하마을에서 금포로 넘어가는 길에 만난 큰 바위.
이곳에서 잠시 놀다 가기로 했다!
(호도 섬이 생각나는 바위였다)
깨끗한 나무 냄새가 나는 듯했다.
바람도 적당하고, 얼마 걷지 않아서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돌멩이가 잔뜩 굴러다니는 해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주와 진은 물수제비를 떴다.
현지인(?)이라서 정말 잘했다.
'놀다 가세요'
라고 풍경이 말하는 듯했다.
바위나 바다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분명 그랬을 거다.
우리는 자연에서 열심히 놀았다.
물수제비를 뜨고, 바위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바다 맨 아래를 관찰했다.
한참이나 바다를 바라봤다.
멍 때리기도 자연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
큰 바위에 앉아 근이 기타를 쳤다.
주는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개똥벌레, 공드리 등등...
그들의 소리를 배경 삼아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각자가 가져온 책을 읽었다.
바람이 잔잔하게 불고, 파도 소리가 얕게 들려서
정말 좋았다.
가져온 간식을 꺼내 먹었다.
과자 한 봉지를 다 털어 먹고 슬슬 움직이기로 했다.
봄이 오고 있었다.
야생화는 언제나 소중하다.
좋아하는 봄까치꽃도 찍어봤다.
좁은 길목을 걸어가는 데
큰 강아지가 갑자기 다가와서 놀랐다.
물이 먹고 싶은가 싶어서 손에 담아서 줬다.
뒤에서 주인이 부르자 신나게 달려갔다.
귀엽고 순했던 강아지.
상주 해변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주는 오자마자 그네를 탔다.
우리는 잠시 상주 해변을 구경했다.
상주는 워낙 자주 오기도 하고,
많이 노는 편이라 감흥이 덜(?)했지만
날씨가 맑아서 예뻤다.
식당에서 밥과 맥주를 먹었다.
기분 좋게 술을 먹은 친구들은,
알딸딸하게 취해버렸다.
근의 집으로 향해서 2차를 했다.
바래길 같은 건 영영 잊어버렸다.
오늘의 에필로그
상주 해변에서 나뭇가지로 림보 놀이를 했다.
어른들은 허리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