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을 나와 첫 자립하기 된 주인공 하늘의 집을 찾기 위한 여정
이 영화는 보육원을 나와 첫 자립하기 된 주인공 하늘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자신의 집을 되찾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문을 여는 법’은 길스토리에서 제작한 자립준비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영화다. 길스토리는 배우 김남길씨가 설립한 NGO 단체로 직접 이 영화를 제작했고, 배우로 참여했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영화, 배우 김남길이 제작한 영화라는 독특한 매력 포인트를 지니고 있으며 같은 자립준비청년인 나로서 궁금할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영화를 잘 이해하기 위해선 자립준비청년에 대해 알아야 한다. 자립준비청년이란, 보호시설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가 되어 보호가 종료된 후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청년을 말한다. 영화 주인공 하늘이는 보육원에서 자랐고 성인이 되어 나와 첫 독립을 하는 과정이라는 것만 미리 알아두자.
사회적 약자에 관한 영화는 슬픈 다큐멘터리 장르인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판타지 요소가 들어간 드라마 장르로 궁금증을 더 자아낸다.
하늘이는 자립준비청년이 되면서 1천만 원의 자립 정착금을 받았다. 이 돈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앞으로 살 집을 구하는 것. 서울에서 1천만 원으로 자신이 원하는 집은 찾을 수 없었는데 ‘저는 햇빛을 갖고 싶어요.’ 햇살이 잘 들어오고, 곰팡이나 벌레가 없기만을 바란다.
다행히도 수상한 중개인을 통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고, 하나의 당부가 있었다. ‘집에 이상한 문이 하나 있는데 절대로 열지 말 것’ 그렇게 하늘이는 1천만 원으로 보증금과 월세, 가구를 하나씩 들이며 자신만의 집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집에 모든 가구들이 사라졌고, 집에는 이상한 문 하나가 생겼다. 집을 찾고 싶다면 문을 열고 노랑새를 찾으라는 이상한 말에 할 수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옛 학교 동아리 친구를 만나고, 미야가 되어 미야 보호소에 연행되기도 하며 그리워했던 보육원 친구도 만나게 된다.
문을 여는 법은 열린 결말로 관객에게 많은 의문과 각자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게 한다. 정해진 답은 없으며 그것을 유도한 것이라고 한다.
나의 해석으로는 노랑새는 주인공 하늘이를 의미한다. 하늘이의 집, 처한 환경은 새장을 의미하며 자립 후에도 새장에 갇혀있는 하늘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방에 갑자기 생긴 문은 과거 혹은 하늘이의 아픔을 들여다 보기 위한 연결 매체 즉 판타지 세계인 것이다.
이 판타지 세계는 하늘이가 자신을 가둔 새장에서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 햇빛이 쨍쨍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계다. 하늘이가 숨기고, 아팠던 과거의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며 이겨낼 수 있도록. 마지막 장면엔 하늘이가 벽에 분필로 문을 그리자 진짜 문이 나타나 밖으로 탈출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결국 자신의 새장의 문을 열고 자유를 찾아 나간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나 이해관계자들이 아니면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스토리 구성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인의 경우 중간에 따라가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허나, 당사자인 나는 엔딩에 다가갈 수 록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가 없었다. 해맑은 얼굴에 감춰져 있는 아픔과 슬픔을 내비치지 않기 위해 애써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가볍게 여기는 하늘이의 행동들이 보일 때마다 가슴이 아팠고, 공감했기 때문이다.
자립준비청년을 다룬 문화 예술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당사자조차 자신의 정체성을 잘 모를 때가 많은 현실에서, 이처럼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콘텐츠가 우리에게는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