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쩌면, 위태롭지 않은 순간

by onthequi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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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행복을 ‘어디엔가 존재하는 무언가’로 여겼다.

마치 특별한 자격이나 정답을 얻으면

비로소 가질 수 있는 상태처럼.


그래서 늘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누군가는 사랑이나 성취에서

행복을 찾았다 말했기에

그걸 쫓아가면 나도 언젠가

그 감정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방법들은 언제나 누군가의 것이었다.

그 순간은 반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세 낯설어졌고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행복이란 건, 어떤 ‘도착지’가 아니라

불행이 스며들지 않았던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어떤 날엔 특별히 기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았던,

아무 일도 없던 평범한 하루.

그런 날들이 돌아보면 가장 안정적이고 평온했던 시간이었다.


행복은 꼭 벅차오르는 감정만이 아니라,

‘위태롭지 않다’는 느낌,

‘무너지지 않았다’는 감각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일상 속에서도 행복은 늘 있었던 것 같다.


출퇴근길 대중교통에서 앉아서 올 수 있었던 고마움,

내가 고른 메뉴가 내 입에 딱 맞았을 때,

새 옷이 나를 더 괜찮아 보이게 만들었던 순간.

작고 사소해서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그 장면들이

사실은 나를 지탱해주던 가장 조용한 행복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눈앞의 감각보다 늘 멀리 있는 무언가를 찾느라

그 순간들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행복이란 건,

‘내가 아닌 누군가’의 모습으로도 자주 등장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남의 행복을 부러워했고,

때로는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다.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이제는 안다.

행복은 모양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다르게 피어나는 감정이라는 걸.

그래서 비교할 수도, 빼앗을 수도 없다.

다만 스스로 알아보고, 받아들일 수 있을 뿐이다.


그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매일이 아니더라도

나는 종종,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누군가,

예전의 나처럼

어디엔가 있는 행복을 찾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불행하지 않았던 그 순간들,

사실은 모두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그러니 매일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자주,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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