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가끔 이런 나날들도 필요해

by 작은나무

주말이라 느지막이 일어나고 싶었던 마음과는 다르게 몸은 여전히 평일에 맞춰져 있는지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 자기 전, 내려놓은 암막 커튼은 의도와 다르게 제 할 일을 다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새벽까지 가진 술자리 때문인지 속이 메슥거렸다. 손을 더듬거려 휴대폰을 찾아 속을 풀어줄 음식을 주문했다.


내가 일으킬 수 있는 작은 기적인, 밍기적거리다 보니 어느덧 해는 가장 높은 곳에 있었다. 한 주 동안 밀렸던 빨래를 돌리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이끌려 준비하고 나가기로 했다.


근처 좋아하는 카페에 도착했다. 동네 전경을 맑고 선명하게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졌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아 방전된 노트북을 충전기와 연결시키고, 멘토님께서 읽어보라며 빌려준 두 권의 책을 꺼냈다. 무슨 책을 먼저 읽을지 결정하고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열었다. 그리고는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한 동안 멍 때리다 보니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결국 주제는 정하지 못한 채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글을 다 작성하면 읽기로 고른 책을 읽으며, 내일 아침에 있을 스터디를 준비하려고 한다.


복잡한 생각과 큰 고민 없이 보내는 시간이라고 느껴졌는지 여유로웠다. 요즘 좋은 감정들을 가진 채 잘 보내고 있지만 여유는 또 다른 맥락인 것 같다. 쉼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오늘처럼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최대한 음미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잡생각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는데 바로 불안에 관한 것이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하여 떠올리고,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애쓰며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좋게 보진 않았다. 그래서 느끼는 불안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보단 불안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해보기로 했다. 이건 아주 당연한 감정이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기로.


그렇게 다시 한번,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며 잘 지내보기로 음료를 다 비우며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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