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회색이는 회색이라 회색이다.
회색이는 내가 만나 2년 정도 밥 셔틀을 했던 고양이다. 당시에 첫 만남도 한강 다녀오던 길이었나 불쌍하게 쪼그만 녀석이 꾀죄죄하길래 참치캔을 물에 씻어주었다.
나중에 자주 만나게 되면서 별의별 고기를 구워줬다. 소도 주고, 닭도 주고, 돼지도 주고... 채식주의자는 아닌데 고기 집에서 구워 먹는 게 싫었던 냉동실에 있던 고기들을 그 녀석에게 주었다.
생각해보면 그 동네는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굳이 밥을 안 줘도 되었지만 힘들 때 한강을 다녀와 녀석을 만나면 밥 주는 게 힐링이었다. 몇 번 음식을 맛본 이후로 회색이는 자주 왔다. 길고양이라 하악질을 하면서 말이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들었는데 자신의 가족? 패거리를 데려와서는 작은 녀석이 서열 1이었는지 아니면 먼저 먹으라 봐준 건지 뭔지 적당히 먹고 자리를 비키면 다른 녀석들이 먹었다.
1년 차에는 그랬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