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당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만,
나는 유튜브 채널 "최민준의 아들 TV"의 (애청자) 구독자다
미술치료사 최민준선생님의 유튜브채널은
나에게는 마치, 기원후 300년 경 이집트에서 이루어졌다는
수도승들의 고행훈련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춘기 아이와 한바탕 푸닥거리를 피하기 위해 마음 다스리기 수련 용도로
혹은 푸닥거리 후 죄책감에 시청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름방학이라는 (고행)'기간'은 내가 이 사회에 속한 여러 가지 역할 중 하나인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매우 충실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해 당사자와 물리적 접촉시간이 많은 관계로
부득이하게
상호 간 분쟁과 불통이 만들어 내는 한계에 직면하여 속절없이 폭발하게 되는 때이다
최민준 선생님께서는 아들과의 분쟁이 생길 때 합의사항을 도출하고 꼭 (자필이면 더 좋음) 문서화하여
잘 보이는 곳에 게시하라고 하셨다
(초등학생의 주적은 구몬*크빅, 중학생 아들을 둔 나의 주적은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일명 롤... 이것이다)
게임을 못하게 하는 "엄마"가
대척점이 되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 합의한 의결문을 게시하고 문서화한 합의사항을 지키기 위해
(의지박약으로 무너지지 않게)
아이를 독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상호 간의 관계 및 문제를 정의/정립하라고 하셨다
올해 큰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 노트북을 사달라고,
그게 안되면 본인 용돈을 모아 구매하고 싶다 하여
새것을 사주기엔 고가이기도 하고, (이런 분쟁이 예상되기도 하여 선뜻 사주지 못하고)
남편의 오래된 노트북을 포맷하여 주말에만 게임을 하도록 해주었는데
역시나 사춘기의 그분은 'self control'이 전혀 안되셨다
한동안은 셜록홈스의 소설과 학습만화로 관심을 끌어 게임으로 향하는 열망을 잠재우기도 했지만
역시 일시적..
언제쯤 인문학의 진짜 맛을 알게 될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라때"는 이런 멀티미디어 기기가 없(적)어서 지루한 마음을 풀려고 도서관을 기웃거리다가
오래된 색감이며 냄새가 좋아 끌리게 된... 셰익스피어의 고전도 읽게 되고 했는데 (물론 제목만 기억난다)
거창한 이름의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햄릿의 고뇌가, 사춘기의 내게는 복에겨운 해외 유학파 응석받이 같다며 이해를 못했고, 멕베스가 흑인이었는지 오셀로가 흑인이었는지는 지금도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책장을 넘기던 사그락 소리와 오래된 책 냄새가 여직 좋은데말이다 이런 아날로그 감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
요즘은 정말 아이들이 pause/일명, 멍 때릴 시간이 없는 관계로
사색(멍)의 시간을 갖을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어려움이 매우 클꺼라 생각한다
심심해야 창의적이 된다고 했잖은가
게임이나 핸드폰은 심심할 수가 없으니 그것이 문제다
오은영박사님께서 말씀하시길
"스스로 절제가 안되고 실은, 그래서 아이인 것이고, 참아내야 하는 것이 부모/어른" 이니까 참을 "인"을 가슴에 새기고 팔만대장경 목판본처럼 나무에 새겨 내 뼈에 천 번이고 찍어내고
나의 생살에 (혹은) 두터운 피하지방에 문신하듯 백번 천 번 아로새기며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헤아려 생각한다고 되뇌지만
성숙한 어미가, 부모가 되는 길은 진정 고행길이다
게임을 알기 전에는 소설에 푹 빠져서 도서관에서 책을 매일 빌려오게끔 종용하던 흐뭇한 녀석이었는데
요즘은 게임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내 눈을 피해 어떻게든 게임의 정보를 파려고 혈안이 된
(진짜다 눈이 울긋불긋하다) 사춘기 녀석이 괘씸하다
숙제만 겨우 해가는, 전기세 내주러 가는 학원인가 싶어서
매달 학원비 100만 원 vs 나의 노후연금을 비교하며 막막한 노후 생각도 들고
이런 걸 전문용어로 "현타"라고 했던가
혹시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실 분이 계실까 하여
한동안 사춘기의 그분이 게임 대신 시간을 보내던 소설을 추천해 본다
제목: (고양이) 전사들 에린헌터 작 영미 장르소설로 분류되어 있다
내용: 야생 들고양이들의 사랑 배신 그리고 전쟁(영역다툼)에 대한 스펙터클 대서사시 소설이다
나는 사실 손이 오글거려서 다섯 장 읽고 포기했는데
사춘기의 그분은 약 20여 권 나온 대 시리즈인 이 소설책(권당 300쪽이 넘는 방대한 불량)을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었다
사춘기의 본인은 블루스타(작중 주요 고양이 중 한 마리)와 닮았다나
표지의 대단히 매력적인 눈빛의 길야옹이들 일러스트가 너무 매력적이다
혹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학부모님이 계시면
이 소설로 사춘기아이의 게임에 대한 관심 분산 시도를 추천드린다
오늘도 게임에 반 미쳐있는 아드님의 정신을 분산시킬 책을 찾아보기 위해 공공도서관을 찾았다
그분의 입맛에 맞을 청소년소설을 찾아 헤매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맞다 조용필 님의 그 노래)
쓸(씁)쓸히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