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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학교도서관 Sep 11. 2023

책 한 권이 9억이요?

Frieze seoul 2023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에 다녀왔다

Frieze Kiaf  2023



이번 미술 전시를 관람하고



내 안에 결핍인지 자각하지 못했던 어떤 부분이 채워진 것 같다

<머리로 이해 안 되는 것이 가슴으로 이해된다는 것>

내 은행 잔고는 변함이 없는데

삶이 갑자기 넉넉해진 기분이었다



앉을 곳이 없는 코엑스 전시장을 약 4시간/이틀 동안 누볐더니

발바닥이 5년 빨리 늙었지만

마음은 10년 회춘했다







대단하고 아름다운 (혹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어려운 추상들) 전시 옆에

고서/희귀 도서를 전시 및 판매도 했다




<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유산, 크리스마스 캐럴>등 사회계층문제를 소설로 녹여낸 거장 찰스 디킨스의 필기,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초판본, 셰익스피어도 전시 중이었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중1아들에게 추천해야겠다


최재천 박사님이 이 책 보셨을까


디즈니 갔을 때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나도 타봤..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렇게 생기셨구나








내게 가장 인상적인 전시는 단연

고대 그리스 알렉산더로스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 <코덱스>

지금이 2023년이니까... 2323년전의 왕조



무려 기원전 300년경의 왕조의 책




보존 기한을 생각한다면 가격은 합리적으로 한화 약 7억 5천만 원...

책은 그 당시에도 집 한 채 값이었다는데

지금도 수도권의 집 한 채 값(또르르~)이 맞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알렉산더대왕이 사망하고 뒤를 이은 왕조로서

우리나라로 대입하면 조선왕조와 같이 유서 깊은 왕조로

우리에게 익숙한 그 클레오파트라 7세가 후손이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본인 아들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기원전 300년경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건립했고

그때부터 공격적으로 책 수집을 했다



주변국들의 책을 사고, 뺐고, 빌리고

알렉산드리아에 정박하는 모든 배들은 수색해서

신고하지 않은 책이 발견되면 엄청난 벌금과 함께 책을 압수했다한다


Rare book shop in London



공격적 수집의 결과로 60만 권이라는 엄청난 장서 및 돌돌 말린 파피루스를 보유하고 있었다지만

안타깝게도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알렉산드리아도서관은 전소하고 만다

300년간 헬레니즘 문명의 요람이며 동시에 꽃이었던

장엄한 기록의 역사가

재로 바닷물에 녹아버렸다




그 불길을 피해 (꼭 그 책은 아니더라도)

21세기의 복잡 다단한 서울 한복판에서 뵙는 코덱스라니

학부 때 <도서관 및 인쇄사>를 공부한 학생으로

가슴이 벅찼다

코엑스에서 보는 코덱스!  라임이 딱 맞는다






옆 전시관에는

중세 암흑기부터 르네상스 즈음의 성경책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입이 떡버러지는 아름다운 삽화와 가격에 두 번 놀랬다




성경책에 영혼을 담은 필경사들의 채색 실사본 작업을 보니

경외감이 들었다 (아담과 이브가 그려진 성경책은 가격이 무려 9억)


성경 채색 필사본
요건 프랑스 1532년 작품
오랜 암흑기를 지난 르네상스 작품!




올해 전시를 놓쳐 아쉬운 마음이 있으신 분은

내년을 위한 강력한 대퇴이두근과 두꺼운 발바닥을 준비할 동력으로 키우시고

없는 시간이라도 꼭 내셔서 가보시길 (강요) 추천드린다



피카소, 샤갈, 르누아르, 아니쉬 카푸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도 대단했다

구입하고 싶은 작품이 있었지만

거실 바닥의 레고와 벽에 걸린 아이 돌사진이 떠올라

구입하지 않았(못했)다



가을과 어울리는 이미경작가님의 풍년슈퍼를 올리며 글을 마친다

나뭇잎을 무려 "펜"으로 한 땀 한 땀 그리신 정성에

역시! 예술은 인내심 최강자들의 소모임임을 깨닫는다

실존하는 곳이라고 한다 http://www.leemk.com/
개인 전시회에 가봐야지 (작가님 류머티즘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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