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앙드레 앙리 다겔라스 <세계 일주>
TV에서 마법사가 "수리수리 마수리 얍!" 하면 원하는 게 무엇이든 다 이루어지잖아요. 그 마법처럼 제가 바라기만 한다면 원하는 걸 모두 이루는 올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내가 관여할 수 없는 것, 바꿀 수 없는 것은 철저히 외면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충실히 했다면 그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입니다.
성공이란, 목적 달성이란, 결국 그걸 통해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고 싶은 것이고 그 만족감의 기준을 제가 정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마법사의 주문은 하고 싶은 걸 "한다". 오로지 "Just Do it!"
이제 저와 같은 마법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앙드레 앙리 다겔라스(Andre Henri Dargel, 1828~1906)가 그린 <Le Tour de Monde, 1860>이에요. 전 <세계일주>로 번역했습니다.
교실입니다. 잠시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신 모양이네요. 교실은 순식간에 놀이터로 변합니다. 놀이는 아이들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지요. 어린 시절, 친구들끼리 나누는 몸의 언어는 알파벹보다 끈기 있고 정직합니다. 유년시절 친구가 평생을 가는 이유입니다.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기억을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보세요. 딱딱한 교과서는 교실 바닥에 내팽개쳐졌고 몸을 가두는 의자도 널브러졌습니다. 뚜껑이 열리고 연필이 튕겨 나온 걸 보니, 필통이 바닥에 떨어질 때 꽤나 아팠을 것 같습니다. 그 사이, 개구쟁이가 재빠르게 지구본을 타고 올랐네요. 호기(豪氣)가 넘치고 망설임이 없습니다. 세상을 그네처럼 타고 놉니다. 지구 꼭대기에 앉았으니 저와 같은 최고의 마법사도 이루지 못한 일입니다.
그림 속 일곱 명의 아이들은 제각각 흥미로운 모습입니다. 지구본 끝에 달린 줄을 당기고 있는 꼬마는 장난기 가득합니다. 뒤에서 지구본을 밀고 있는 아이는 소심한 트리플 A형 같습니다. 혹 선생님이 들이닥칠까 쫑긋 귀를 열고 있는 모습입니다. 책상에 서 있는 아이의 궁둥이는 호기심이 일으켰을 것입니다. 그 옆, 무심한 척 팔을 괴고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오른쪽 구석, 책을 들고 있는 왜소한 모범생이 보이네요. 문 옆에는 언제 선생님이 들어오실까 눈치 보고 있는 문지기 꼬마도 있습니다. 마음의 문을 여는 문고리는 안에 있다는 걸 저 문지기는 알까요? 아이들의 놀이터에는 어른들 눈엔 보이지 않는 상상력으로 반짝거립니다.
올해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아이들처럼 세계 일주를 할 생각입니다. 마침내 선생님이 문을 열었습니다.
여러분이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