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종종 무단횡단을 한다. 왕복 8차선 도로 같은 곳은 당연히 엄두도 못 내지만 아파트 단지 입구 같이 공도와 사유지의 경계가 애매모호 한 곳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가끔 무단횡단을 한다. 그리고 간혹 자주 다니는 길 중에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무단횡단을 하는 그런 곳이 있다. 그런 곳에서의 무단 횡단은 "난 이 지역 주민이야"라는 걸 증명하듯 다른 사람에 발맞춰 무단횡단을 하곤 한다.
그런가 하면 불법 주정차도 꽤나 자주 하는 편이다. 이건 동네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사는 동네는 갓길 주차가 굉장히 일반적이다. 이건 개발 진행 중인 동네의 특성에 맞춰진 것 같다. 우리 동네는 아직도 갈대밭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곳이고, 이전에는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워낙 많은 공사현장이 있어 동네 주민을 비롯해 그곳에 일하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갓길 주차를 했다. 최근에는 어느 정도 동네가 정리가 되고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일부 구간은 갓길 주차가 없어지고 단속도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갓길 주차를 한다.
무단횡단도 그렇고 불법 주정차도 자랑거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나만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아마 안 하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울 거다. 그렇기에 상황에 따라 암묵적으로 용납해줄 수 있을 정도의 나쁜 짓이라는 느낌이다. 어렸을 때는 나쁜 짓을 해도 걸리지 않은 걸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적도 있지만 이 나이 먹고 그럴 건 아니다.. 그건 그냥 철없을 때의 이야기니까...
갑자기 육아 이야기를 하다가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냐고?
최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이제 돌 정도 됐을 법한 아기들이 커다란 TV 속에 나와있는 만화 캐릭터들을 흉내 내고 따라 춤을 추는 영상들이 눈에 자주 밟힌다.
만 2세 미만 영유아에게 TV나 스마트폰 등을 통한 미디어 시청은 장점은 없다. 하지만 만 2세 미만 어린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90% 정도는 어떤 식으로든 TV나 비디오 등의 동영상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렇다고 굳이 남들에게 보여줄 만한 건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이 그런 거 보고 좋아하는 모습이 참 귀엽고 사랑스럽긴 하지만 나한테는 무단횡단 같은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