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를 핥아주는 행위를 '알로 그루밍'이라고 한다.고양이는 알로 그루밍을 할 때 눈을 감는다. 2시와 10시 방향으로두눈을 질끈 감고서 그루밍에 열중하는 고양이는 더없이 귀엽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입을 맞출 때 눈을 감는다.키스할 때 눈을 감는 이유는 상대를 눈으로 느끼기보다입술로 느끼기를 원해서일 것이다. 즉 시각 정보를 차단해야촉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고양이가 눈을 감고 그루밍을 하는 이유는 사람이 키스할 때 눈을 감는이유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풍성한 털에 눈을 찔리지 않기위해서이지 않을까. 하지만 고양이 역시 애정하는 상대를 더욱 깊숙이 느끼기 위해 눈을 감는 것이라고 상상해 본다.
(고양이는 그루밍을 주고받다가 다투기도 하는데
연인들도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접촉을 시도하면 다툼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나의 피부가 그 녀(혹은 그)의 피부에 닿기를 원한다.동물원의 노래, '널 사랑하겠어'에 나오는 가사처럼. '내 뜨거운 입술이 너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길 원해'
동물원 노래는 키스하는 연인들에게 잘 어울리지만 그루밍을 주고받는고양이들의 배경 음악이 되기에는 지나치게 에로틱하다.다정하게 서로를 느끼고 있는 털뭉치들에게는Ace of Base의 사랑스러운 노래 한 곡이 어울린다.네 곁에 있으면 자꾸 만지고 싶어 진다고 귀엽게 투정하는 노래 가사가 도저히 억누를 수 없다는 듯 그루밍에 열중하고 있는고양이에게 딱맞아떨어진다.
"I just wanna touch you whenever you're close to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