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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Apr 14. 2019

#104. 아직도 덜 먹고, 더 운동하세요?

[누만예몸][극사실 실천법] 아이고~ 더 먹고, 덜 움직이셨군요!


    "누구나 제 손톱 밑에 가시가 제일 아픈 법이거든.

    근데 심장이 뜯겨 나가 본 사람 앞에서 아프단 소린 말아야지.

    그건 부끄러움의 문제거든."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유진 초이'가 부모의 원수 가족인 '김희성'에게 한 이야기다. 고통이 상대적인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절대적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공감을 언급한 명대사다.


    물론 이 이야기를 들은 '김희성'은 자신의 가족과 '유진 초이'의 관계를 모르는 상태였으니, 불쑥불쑥 치미는 '유진 초이'의 거센 분노를 표현한 대사라 이해할 수 있겠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몸은 더욱 그러하다. 우리가 아무리 문화적, 사회적, 인간적이라고 고귀한  치장을 해도 원초적인 본능 앞에선 누구도 생얼 신세를 면하긴 어렵다.


    우리 몸이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생존' 뿐이다. 생존이 담보가 되고 나서야 '번식'으로 관심이 잠시 쏠린다. 생존이 담보되지 않으면 번식은 무기한 연기된다.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진화 해왔다. 아니 모질고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을 유지한 개체만이 번식을 할 수 있었고 그렇게 남은 후손이 우리다.

 



    2000년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모질고 척박한 환경의 정의는 많이 바뀌었다. 오늘날 모질고 척박한 환경은 질 낮은 휴식과 스트레스 부르는 강도 높은 업무와 미래를 예측할 수도, 안심할 수도 없는 불안감이다.


    대량 생산된 인공 식재료와 유전자 조작된 식품, 과도한 항생제와 농약이 사용된, 겉으론 질이 나쁜지 조차 알 수 없는 먹거리가 모질고 척박한 환경이다.


    기아의 고통은 나쁜 환경에 의한 질병의 고통으로, 죽음에 대한 불안의 고통은 스트레스에 의한 고통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우리는 손톱 밑에 박힌 가시와 같은 질병과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여러 가지 것을 한다. 그중엔 운동이란 것도 있다.


    그런데 운동이란 걸 하는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운동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결국 그러다 운동이라는 좋은 해결책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무엇이 우리의 모질고 척박한 것에 대한 투쟁을, 질 높은 생존의 고귀한 노력을 방해하는 것일까?             




    이제까지 그리고 여전히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고, 몸을 더 건강하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겪는 고초가 있다.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고, 건강한 몸을 갖고 싶다고 하면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섭취 칼로리는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세요!'라는 말이다. 이른바 '칼로리 인, 칼로리 아웃 이론'이다.


     하지만 이 간단한 더하기 빼기는 실패율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실패율이 높은 이유도 거의 정해져 있다.

    '실패의 원인은 많이 먹었거나, 운동을 덜 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항상 '더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로 결론이 난다. '당신'의 노력, 의지, 실행력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실제로 덜 열심히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뭔가 '답정너' 같은 고구마 결론이다.

    



    '노오력이 부족했다!'는 결론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 몸을 기계처럼 여기는 아주 단순한 사고에서 기인한다. 잘못된 결론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비만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많이 섭취하고 조금 움직이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고, 몸이 건강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덜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며 그것은 모두 개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이 주장에 대해 어떤 문제점도 제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자신의 의지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이 주장의 가장 큰 잘못은 너무 단순하다는 것이다.


    '칼로리 인, 칼로리 아웃 이론'은 너무 칼로리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어떤 식품이 만들어 내는 칼로리인지조차 간과한다.


    사실 서로 다른 음식은 우리 몸에 크게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들이 에너지로 전환되기 전에 서로 다른 신진대사 경로를 거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100kcal  100kcal 고기 그리고 100kcal 설탕은 모두 같은 에너지 크기를 가진다. 하지만 이것들이 우리 몸에서 대사 될 때는 전혀 다른 과정과 영향을 준다.


    100kcal를 섭취했다고 100kcal가 전부 다 몸에 전달되지 않는다. 그 자체를 소화하는 에너지로 쓰이기도 하고, 흡수가 다 안되기도 하고, 하루에 처리하는 양이 정해져 있기도 한다.


    우리 몸은 섭취 칼로리가 줄어들면 섭취 칼로리에 맞춰서 몸의 신진대사를 늦추고,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한다. 줄어든 만큼 지방만 제거하지 않는다.


    힘들게 노력하여 섭취 칼로리를 줄였다 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왜냐면 우리 몸은 단순하지 않고, 모두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칼로리 인, 칼로리 아웃 이론'은 음식에 대한 신진대사와 작용하는 호르몬의 영향을 완전히 무시하고 오직 칼로리의 덧셈 뺄셈만 하고 있는 매우 과격하게 단순한 주장이다.




    하지만 운동 비즈니스에서 '칼로리를 낮추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공식은 사막의 오아시스요, 한겨울의 핫팩 같은 존재.


    의지가 약하고, 실행력이 약하고, 많이 먹고, 약해 빠진 '당신'을 탓하면서 비즈니스를 영속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그럴싸한 이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과학도 몸이 가진 신진대사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전부 알지 못한다. 그만큼 복잡하고, 개인적인 특성이 많다.

    

    정말 문제는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사의 개인적 특성'을 핑계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내 몸은 내가 잘 알아!'라는 말과 '난 좀 달라~'라는 말이다.


    오해가 없어야겠다. 대사과정이 복잡한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대사에 대한 개인적 특성은 존재하지만 특별나게 다른 부분은 통계적으로 20%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나쁜 건 나쁘고, 좋은 건 좋을 가능성이 더, 매우, 아주 높다. 술이 잘 받는다고 퍼마시면 간이 중노동을 한다. 몸의 항상성을 지키기 위해 어떤 장기는 고역을 치르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나쁜 짓'에 대한 핑계로 개인적 특성은 적당히 사용하길 바란다.




    몸은 잘 짜인 자연스럽고 역동적인 시스템이다. 그런 몸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면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누만예몸이 말하는 올바른 음식을, 배 고프지 않게 먹고, 효율적인 운동을, 지능적으로 때때로 제대로 힘들게 하는 것이 살을 빼는 것의 핵심이다.


    결국 '어떻게 예쁜 몸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답으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답은 틀렸다.


    정답은 배고프지 않게 먹되 올바르게 먹어야 하고, 움직이되 효율적이고 영리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올바르게 먹을 수 있는지와 어떻게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행할 것인가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론은 개개인의 성향과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즉,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나 자신을 제대로 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내가 처한 환경을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어떻게 올바르게 먹을 수 있는지를 찾을 수 있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을지도 계획할 수 있게 된다.

    



    무작정 적게 먹는 건 틀렸다. 과격하게 단순한 이 이론에서 벗어나자. 우리 몸은 과격하게 복잡하다.


    우리 몸의 대사에 대해서는 많은 주장과 연구가 있다. 이 갑론을박 속에서도 모두가 대동 단결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정제 탄수화물을 먹는 것은 나쁘다'는 것이다.


    '정제 탄수화물'은 무작정 적게 먹는 건 맞다. 탄수화물을 먹어야 행복감을 느낀다는 소린 말자. 탄수화물은 먹어야 한다. 중요한 에너지다. 정제 탄수화물을 최대한 먹지 말라는 뜻이다.


    무작정 움직이는 건 그나마 낫다. 안 움직이는 것보단 좋은 거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움직이면 피곤하기만 하다. 몸을 움직이는 건 '칼로리 아웃'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몸을 움직이는 목적은 따로 있다.


    '더 먹고, 덜 움직였다'는 비난을 누군가 한다면 비웃어 주자. 아직도 그런 낡은 이론에 사로잡혀 있냐며 말이다.


    우린 제대로 먹고, 영리하게 움직일 것이다. 그것이 [누만예몸]의 '어여쁜 이'들이 나아갈 방향이다. 잊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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