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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May 22. 2019

19년 차 기획자가 알려주는 '회사의 기본'

[직장인 과외] 신입들아! 기본만 챙겨! 기본만!

    19년 전 나는 참 잔혹한 담당이었다. 내가 담당했던 업체의 사장님이 내게 했던 말을 난 아직도 기억한다.


    '담당님이 기본을 말하면 참 무서워요. 기본은 말하긴 쉽지만 하기는 어려운 건데 담당님은 그걸 해요.'


    속으론 얼마나 짜증이 나셨을까 싶다. 하지만 기본을 지키는 것이 결국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믿음은 예나 지금이나 확고하다.






    19년을 여러 조직(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대기업-대기업)에서 보내며 많은 후배들을 만났다.


    후배들이 가진 공통점 중의 하나는 '기본이 약하다'는 것이다. 다들 역량도 뛰어나고, 알아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 굳이 무슨 기본이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 자신의 포텐셜을 잘 분출하면서, 자신이 주도하는 기회를 얻기 위해선 '기본'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이 없으면 어떻게 되냐고? 당장엔 손발이 피곤하고, 직급이 올라가면 머리까지 피곤해진다. 나중엔 철면피를 깔아야만 있게 된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 평가를 받게 된다. 고과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이상한 사람이 되어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미칠 듯 한 미움을 받을 수도 있고, 원수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살지 않으려면 신입 시절에 좋은 기본기를 갖추면 좋다. 싫으면 어쩔 수 없고...






1. 질문하라

    

    신입이 가진 특권 중 하나는 '몰라도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르는 것을 질문할 수 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신입이면 꽤나 오랜 기간 동안 특권이 허용된다. 특권이 허용될 때 충분히 누리는 게 좋다.


    경력 입사자도 마찬가지다. 짧지만 질문의 기회가 생긴다. 그 시기를 잘 활용해야 빨리 정착이 가능하다.


    대부분 질문을 안 하는 이유는 '쪽팔려서'이다. 누가 따로 설명을 해주는 경우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 곁에 없다면 질문을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로 더 쪽팔려질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니 질문을 참으면 안 된다.


    하지만 질문을 할 땐 '간 보기용' 질문은 안된다. 진짜 모른다는 전제로 질문을 해야 한다. 쪽팔림을 피하기 위한 임기응변용 간 보기 질문은 매우 좋지 않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질문을 하는 경우는 피해야 한다. 회의 시간에 멍 때리고 있거나 집중하지 않아서 질문을 해야 하는 건 멍청하고 의욕적이지 않아 보인다.


    특히 무언가를 지시받았다면 질문거리가 많을 것이다.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를 많이 생각해 봐야 한다.


    좋은 질문이 많은 사람은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2. 생각하라


    무언가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선 계속해서 생각을 해야 한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썸을 탈 때처럼 말이다.


    사장이나 상사가 무슨 얘기를 했을 때 다른 사람과 부화뇌동하여 같이 짜증내고 욕하는 건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업무엔 도움이 안 된다. 대신 의문을 가져야 한다. '왜지? 왜 저러지? 무슨 의도가 있는 거지?'


    꼰대들은 이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생존에 필요한 각자의 필살기 하나씩 가지고 있다. 꼰대들이 뭔가 지시를 할 때는 그 의도가 좋던 나쁘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업무적인 관점에서 궁금해하고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한다.

    

    기본이 부족한 사람들을 그걸 관계적이고, 정치적인 관점으로 해석하려 한다. 무슨 일일 드라마나 정치 미드의 다음 편을 예상하듯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건 틀렸다. 남의 맘을 아는건 점쟁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신입이나 조직 구성원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업무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다. 업무적인 관점에서 저 지시가, 이 시점에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고, 현재 업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변화가 생기고, 어떤 결과가 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지시가 범죄가 아닌 이상 말이다.


    생각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할 수 있다면 스스로의 스탠스를 취하기 쉬워진다. 익숙하지 않다면 세상 피곤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안 하고,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생각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된다.



3. 협력/협조하라


    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혼자 일할 필요가 없다. 혼자 일하는 스타트업이나 자영업이 아닌 이상 회사에서 혼자 일하는 건 직장 내 왕따나 직장 내 괴롭힘의 대상 밖에 없다.


    일은 여러 사람이 개입한다. 지시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이해하고 기획을 하는 사람이 있고, 배분을 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고, 실제 실행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 보니 데드라인이 있다. 루틴 하게 주 단위, 월 단위로 진행되는 일은 합의된 데드라인이 있다. 이런 데드라인은 무조건 지켜줘야 한다. 그래야 업무가 돌아간다.


    데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은 일은? 생각하고 질문해서 데드라인을 확정을 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담당한 업무가 전체 프로세스에 녹아나게 된다.


    데드라인을 지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되나? 아니다. 세상 답답한 사람이 무조건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신입사원의 결과물이 그대로 최종 보고자에게 보이는 경우는 없다. 그러면 어째야 할까?


    스스로 고민은 깊고 짧게 해서 결과를 수시로 다음 주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즉, 중간보고를 자주 해야 한다. 그래야 업무 효율을 높여서 데드라인을 지킬 수 있게 된다.


    D-3일 후가 데드라인이라면 처음에 방향성에 대해서 공유받고, D-2일에 목차를 공유하고, D-1일에 90%짜리 완성본을 공유하고, D데이에 최종 완성본을 공유해야 한다.


    안 그러면 D-1일 날 밤을 새워서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스트레스받고, 몸 고생하고, 업무 펑크도 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업무 일정을 조정하고 데드라인을 맞추면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양해를 구하는 스킬도 향상된다.


    목마르다고 다 우물을 팔 수 있는 건 아니다. 평소 협력과 협조를 잘할 줄 아는 사람이 급할 때 굴착기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4. 개선하라


    세상이 살만 한건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100% 확정적인 건 없다. 같은 업무를 똑같이 해도 결과가 달라지는 게 회사에서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20년, 30년 혹은 그 이상이 되는 회사도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업무 시스템이 급변한 건 최근 20년 이내의 일이고, 그 시스템마저도 지속해서 수정, 보완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바일 인트라넷이 생긴 건 얼마 안 된 일이다.


    그래서 일을 하다 보면 답답하고 불편한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답답하고 불편한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도 1. 질문 2. 생각이 필요하다. 답답하고 불편한 상태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질문하고, 어떻게 바뀌면 편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회사나 회사의 꼰대들은 이런 사람을 매우 좋아한다. 왜냐하면 회사라는 조직은 필연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이 필요할 때 이런 사람들은 엄청 가치롭게 쓰인다.

    

    물론 시스템이나 프로세스가 지금의 상태인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런 상태를 파악하면서 또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도 알 수 있게 된다.


    개선의 결과가 있다면 최고지만, 개선을 위한 준비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기본기가 된다.



5. 소통을 하라


    회사 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 옛날엔 손으로 필기한 보고서를 대면으로 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엔 다양하다. 그래도 중요한 핵심은 말과 글이다.


    바른말과 글은 회사 내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업무를 공유하고, 질문하고, 부탁하고, 협력하는데 기본이다.


    말과 글은 개인의 이미지도 만들어 낸다.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분명하지 못한 말투나 말 맺음으로 좋은 이미지를 남기기 어렵다. 중언부언하는 말이나 부적절하고 반복적인 말도 마찬가지다.


    자신감이 넘치거나 반면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서 방어적으로 까칠하게 구는 것도 정도껏 해야한다. 비호감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말을 잘하는 방법은? 미리 생각하면 된다. 그러려면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옆에 코칭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능력은 금방, 높게 향상된다.


    글도 마찬가지다. 비문이나 맞춤법, 띄어쓰기가 잘못된 글은 읽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설득력이나 신뢰감을 주지도 않는다. 특히 묻는 말에 대한 답이 없는 글은 인내를 넘어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생각을 많이 하고 그것을 글로 많이 옮겨봐야 한다. 글에도 TPO가 있다. 상황에 맞는 글쓰기에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남이 쓴 글을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많이 써보는 게 젤 중요하다. 남의 것을 카피하다 보면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5가지의 기본이 습관이 되면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보다 디테일한 기본들을 스스로 챙길 수 있게 된다.


    기본은 위기의 순간에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해결책 된다. 물론 갑자기 없던 기본이 생기지는 않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19년 직장 생활과 후배들에 대한 코칭의 결과이다.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후배들에게 지겹게 한 소리기도 하다.


    이제 제 몫을 하는 후배들 입장에서야 꼰대가 꼰대 짓하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내 심정을 이해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아님 어쩔 수 없고.


    그리고 이런 것보다 '워라벨'이 더 중요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이해한다. 지금의 기본은 그 시작점이 예전과 또 달라졌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말한 기본은 여러분의 워라벨을 더욱 강력하게 지켜줄 것이다.


    믿지 않겠지만 20년 전에도 기본기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워라벨 잘 지키며 살았다.


    기본기 없는게 죄냐고? 누가 죄라고 했나? 그냥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하면 된다. 내 경험상 회사라는 조직은 아침에 출근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큰데 거기에 불편함이 추가되는 게 어떨까는 싶다.


    그런데 왜 이런 걸 알려주냐고? 회사는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라니까! 좋은 기본기를 가진 사람들과 좋은 인연으로 만나길 기대하기 때문에 알려주는 것이다. 세상은 그런 거니까!


    좋은 곳에서, 좋은 관계로 만나길 기대하면서 모두의 건승을 기원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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