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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n 27. 2019

[직장인 과외]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니구나

회사에서 하면 안 되는 일(1) - 너무 많은 일


    회사는 일을 하려고 모인 사람들의 집합이다. 그런데 그런 회사 내에서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다.


    심지어는 많다. 물론 이걸 드러내 놓고 언급하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힘들다.


    신입이 아닌 사람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이 시나브로 직책과 권한을 갖게 되면 아주 '지독한 꼰대'가 된다.


    무지의 순수함을 어찌 이기리요. 탓을 해도 알아먹질 못하니.


    나는 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상상외로 많은... 그래서 그 결과를 생면부지의 후배들과 나눠 볼까 한다.


    '하면 안 되는 일' 시리즈의 첫 번째로 '너무 많은 일'에 대해서 공감을 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첫 번째 하면 안 되는 일 - 너무 많은 일



    일은 잘하는 사람에게만 몰리는 것이 아니다. 어리숙하고 자기주장이 약한 사람에게도 몰린다.


    하지만 신입 시절에는 일이 몰리면 은근 뿌듯하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일이 힘들고, 회사가 원망스럽다고 느끼면서도 '그래도 내가 유능하니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게 잘못된 것이라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주변 사람들이 안 알려주기도 하고, 정말 잘못된 것인 줄 모르기도 한다.






    일은 잘하는 사람에게 몰리긴 한다. 하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은 그걸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 일을 맡지만, 각각의 일에서 자신의 위치는 전부 다르다. 어떤 일은 주도하지만, 어떤 일은 일정 관리만 하기도 하고, 어떤 일은 실무의 일부만 맡는다.


    모든 일에서 주도적인 실무를 맡고 있다면 그건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떠넘길 사람이 없어서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한 사람이 그렇게 일을 해서 바른 결과를 얻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보통 하기 싫고 귀찮은 일에 가치로운 포장을 더해서 떠넘겨 준다. 그게 상사들의 능력이다. 신입 시절에 일이 몰리는 것을 뿌듯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스스로 일을 잘하는 것 같지 않은데 일이 몰린다면 그건 만만해서다. 아주 훌륭한 결과를 내진 않아도 꾸역꾸역 하는 척이라도 하면 일은 몰린다.


    일 중에선 꾸역꾸역 하는 척이 필요한 일도 있다. 뭔가 진행 중임을 증명할 수 있으면 되는 일도 있다. 물론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는 일도 있다.


    보통 이런 종류의 일들이 조용하고 묵묵한, 투덜대더라도 하긴 하는 사람에게 모인다. 또는 어리숙하고, 대놓고 화 못 내고,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고, 이런 상황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일은 모인다.






    전반적으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이런 상황을 당할 확률이 높다. 어려서부터 과도한 중압감이나 떠밀림, 더 잘할 수 있다는 질책을 받고 자란 사람일 확률도 높다.


    이런 사람들이 무능하다는 것이 아니다. 쓸데없이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능력에 맞는 결과를 내기도 전에 '번아웃'이 된다.


    온전히 자신이 책임을 지는 사회생활의 힘든 과정과 과정 대비 소소한 결과물이 지난 성장 시절의 아픔을 확대 재생산하고 화석화시킬 수도 있다. '알아서 잘하는 아이'가 그것을 증명하는 것에 실패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왜 그런지 하나씩 알아보자.


    회사는 조직으로 움직인다. 조직이 갖춰지지 않은 회사라면 조직을 갖추기까지 과도기적으로 사람을 갈아 넣는 기간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엔 걸맞은 대가를 준다. (받아야 한다)


    그런데 조직이 있는 회사에서 일이 몰린다면 그것은 큰 문제인 것이다.


    왜냐하면 조직에는 걸맞은 역할과 권한이 주어진다. 조직의 구성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특정 구성원에게 일이 몰린다는 것은 조직에 합당한 역할과 권한이 없다는 의미다. 해당 조직의 문제이고, 전체 인사정책의 문제다.


    단순히 '김 아무개'에게 일이 몰린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다. 그 이전에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의 반증인 것이다.






    회사는 효율을 추구한다. 왜냐하면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비효율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그런데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건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이 문제가 아니다.


    능력과 상관없이 그런 상황 자체가 '비효율'이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없을뿐더러, 조직의 사기도 떨어진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을 만드는 상사나 회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회사에는 일을 하고 성과를 얻기 위해서 오는 것이지, 테스트를 받으러 오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한 사람이 호미로 맬 수 있는 밭의 크기는 거의 일정하다. 체력의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일반적으론 그리 크진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이 소를 끌어서 맬 수 있는 밭의 크기도 거의 일정하다. 소의 체력 차이가 있겠지만 역시 그리 크진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이 트랙터로 맬 수 있는 밭의 크기도 거의 일정할 것이다. 이처럼 한 사람이 특정한 장비로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일의 양은 거의 일정하다.


    물론 약간의 열정과 호의를 담아서 일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소로 할 일을 호미로 할 순 없고, 트랙터로 할 일을 소로 할 수 없다. 그 물리적 차이는 개인이 갖는 로열티로 극복할 수 없다.


    물리적으로 한계에 이르렀다면 '장비 교체'를 요청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제대로 된 시간에,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지시자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일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혼자 많은 일을 해야 할 수 있다. 그런데 권한도 없는 상태로 많은 일을 하는 것은 그냥 인생을 갈아 넣는 것일 뿐이다.


    방향성도 정해져 있고, 일정도 정해져 있고, 우선순위도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빈칸만 채우는 일 같은 것 말이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은 할 수 있다. 다만 그게 길어진다면 업무 전반에 걸친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일을 주도할 수 있다. 서두에 언급했던 '일 잘하는 사람'이 일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편하게 일하는 사람이다. 편하게 일 할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을 만들고 얻어낸다. 그 핵심은 '권한'이다.


    일을 많이 할 거면 권한도 얻어야 한다. 권한 없이 일하는 것만큼 번아웃으로 가는 지름길은 없다.


    




    하고 싶어 하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은 해야 해서 하는 일이다. 마땅히 해야 해서 하는 일이라면 보다 조직적으로, 효율 있으면서, 편하게 할 수 있으면 좋다.


    그런데 일이 전부 몰려온다면 겁먹지 말고 요구해야 한다. 정상적이지 않고, 효율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이다.


    매우 맞는 말이기 때문에 선배나 상사가 곤혹스러워할 것이다. 신입 때는 '진리'가 무기가 되어준다.


    진짜 어려운 건 신입 딱지가 떨어지고 나서다. '진리'를 막아서는 '진실'이 존재한다. 직급을 달고 권한이 없는 동료 선후배들이 바로 그 피해자다.


    그건 나중 문제니 신입 시절에 집중하자. 잡일을 많이 하는 건 별 도움이 안 된다.


    일이 몰리면 스스로의 능력을 탓하지 말고 회사와 조직의 문제를 꼭 지적하기 바란다.


    조직 관리와 직무 관리와 비효율과 비현실적 업무 지시가 얼마나 많은 회사의 이익을 해치는지를 언급하기 바란다.


    그래야 개인의 자존감도 지키고, 번아웃도 예방할 수 있다.


    그래야 구성원도 이익이고, 회사도 이익이다.


    단, 이익이라고 생각 안 하는 회사가 있을 수도 있다. God bless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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