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어처구니없는 브런치 글삭 사건

글 한편이 통째로 날아갔다! ㅠㅠ

by Maama

과시와 자극으로 점철된 동영상과 스낵 콘텐츠들이 횡횡하는 이 아수라장 같은 소셜 미디어 시대에 그나마 텍스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이 있다는 건 감사할 노릇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경험과 감정을 기록하는 행위로 치유받고, 다른 이의 경험과 감정을 읽는 행위로 위안받는다.


시대가 더 어떻게 바뀌려는지 알 수 없지만 글을 쓰고, 읽는 행위는 더 공고하고 중요해질 것이다. 텍스트처럼 명확하고, 간단하고, 지속적인 정보와 감정의 전달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을 내고 노력을 더해서 무언가를 기록하고 공유한다. 그 과정을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활용한다.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자는 서로 공생 관계다. 일방의 수혜가 있지 않다.


요즘 핫한 유튜브를 보자. 유튜브는 막대한 자금으로 서버를 마련하여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그리고 거기에 광고비라는 훌륭한 미끼가 있다.


그래서 수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은 경쟁적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만든다. 유튜브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면 좋다는 가이드도 준다.


그럼 유튜브는 점점 더 좋은(?) 콘텐츠들로 넘쳐나게 된다. 좋은 콘텐츠는 트래픽을 부르고, 트래픽은 돈이 되고, 그 돈의 일부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


유튜브는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지 않지만 유튜브 내에는 정말 다채롭고 다양한 콘텐츠들로 넘쳐난다. 그리고 유튜브의 콘텐츠 제작자들은 수익을 통해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


텍스트 플랫폼인 브런치도 유튜브처럼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지 브런치는 작가에 대해서 뭔가 '베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니들이 여기 아니면 어디서 글을 쓸래?' 설마 이런 건 아니겠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글을 쓰지만 유튜브처럼 활성화되진 못한다. 글이라는 것이 동영상이나 이미지처럼 압축적이고 함축적인 전달에는 약점이 있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고난의 시대에 남의 과시에 뒤지지 않기 위해선 글보단 사진과 동영상이 노력이 덜 들고 효과적이다. 글로 자신을 과시하는 건 너무나도 비효율적이다.


아무래도 원하는 바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앞뒤로 길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안 그러면 비약이 있는 것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쓰는 사람은 물론, 읽는 사람도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글을 쓰다 보면 퇴고가 길어질 때가 많다. 생각과 기억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후다다닥 써놓고 오랜 퇴고의 과정을 밟는다.


그런 면에서 브런치는 그다지 좋은 '텍스트 에디터'는 아니다. 하얀 바탕에 예쁜 폰트를 박아 넣는 감성적 기쁨은 있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조금 떨어진다.


일단 자동 저장 기능이 파워풀하지 않다. 아예 없진 않은 것 같다. 가끔 그냥 창이 닫히면 최종적으로 글 쓴 곳으로 옮겨준다. 근데 가끔은 최종이 아니라 '최종 이전'으로 가기도 한다.


그래서 그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한다. 모바일과 PC를 함께 쓰면 더욱더 그렇다.


제안을 해볼까 한다



한 글자라도 썼다면 저장을 누르지 않고는 페이지를 벗어날 수 없게 하는 게 옳다. 아니면 그냥 계속 저장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즉, 글이 입력되는 대로 쭉 저장을 하는 것이다. 일종의 UNDO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러면 저장 이력을 가지고 롤 백을 시켜줄 수 있다.


최종 발행 전에는 퇴고가 많다. 어떤 단계로 돌아갈지를 결정할 수 있으면 불의의 사고도 예방할 수 있고, 퇴고도 보다 수월 할 수 있다.


텍스트라 용량도 그리 크지 않으니 몇 단계의 저장 이력을 저장하고 발행 후에 삭제해 버리면 되지 않을까?


완성된 글이 사라져서, 새벽에, 멘붕 와중에, 살포시 제안을 해본다. 그러고 보니 제안을 할 수 있는 방법도 딱히 없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몇 가지 종류의 글을 '작가의 서랍'에 넣어 놓고 쓰고 있었는데 당분간은 브런치를 열고 싶지도 않다.


다시는 못 떠올릴 생각의 결정체가 오늘 폭우 속에서 솜사탕 녹듯이 사라졌다. 아깝고, 애틋하고, 분하고 그렇다.


브런치가 돈도 안 되는 플랫폼으로 봉사나 수혜를 글을 쓰는 이들에게 베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이런 서비스 유지할 필요가 있나 싶다.


글도 날려 먹고, 새벽이고, 배도 고프고 하다 보니 좋은 소리를 할 수가 없다는 점은 이해 바란다.


여하튼 망이다. 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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