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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Nov 01. 2020

#121. 건강기능식품 주원료 쉽게 아는 방법

[누만예몸][극사실 실천법]  #주원료 #부원료 #컨셉원료


    요즘 한창 핫한 컨셉이 바로 '부캐'다. 부캐란 '서브 캐릭터'를 이르는 한자와 영어의 합성어다. 게임에서 출발한 말로 '메인 캐릭터'와는 상반된 의미로 사용된다. 


    메인 캐릭터는 가상 세계 속의 게이머의 정체성이 녹아 있는 대상이다. 모든 종류의 선택에 있어 메인 캐릭터에겐 신중의 신중을 기하고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는다.


    반면 부캐는 가상 세계 속에서 작은 '일탈'을 위한 장치로 많이 활용된다. 가상공간에서의 일탈을 위한 주체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플레이어의 숨겨놓은 정체성의 발로다. 


    가상공간에서는 여러 명의 나를 내세울 수 있다. 각기 다른 조건을 부여하여 하나의 삶에 다양한 레이어를 켜켜이 쌓을 수 있다. 누구나 꿈꿔보는 상상 중 하나다.


    가끔은 게임을 하다 보면 본캐는 내버려 둔 채 부캐에 푹 빠지는 경우도 생긴다. 본캐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실수가 부담스럽고 선택이 부담스럽다. 이제까지 투자한 유무형의 리소스도 부담스럽고 앞으로 쏟아야 할 시간도 부담스럽다. 애정의 한계 효용 체감을 겪고 싶지 않은 나름의 방어기제다. 


    그러다 보니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게 부캐가 성장하면 부캐도 어엿한 하나의 주인공이 된다. 부캐의 자유분방한 삶에서 느끼는 대리 만족은 본캐의 만족을 상회한다.




    우리가 먹는 건강기능식품에도 본캐와 부캐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에서 본캐는 '주원료'라 부른다. 해당 기능을 내주는 핵심적인 원료를 뜻한다.


    건강기능식품에서 부캐는 '부원료'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주원료는 아니지만 분명히 '들어는 있는 원료'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주원료를 제외한 모든 첨가물'이 부원료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즐겨(?) 먹는 홍삼 스틱을 예로 들어 보자.

    하루에 1포씩 쪽쪽 짜 먹는 홍삼 스틱의 주원료는 진세노사이드가 들어 있는 '홍삼농축액'이다. 그 외에 정제수, 아가베 시럽, 프락토올리고당, 감초 추출물, 생강시럽 농축액, 프로폴리스는 전부 부원료다. 




    부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그냥 순수하게 기능성 원료로 100%를 섭취하면 안 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맛'이다. 건강기능식품도 식품이다. 일단 맛이 있어야 먹기가 수월하다.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입안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첫맛, 목 넘김 후 넘어오는 맛이 나쁘면 꾸준하게 지속해서 먹기가 어렵다. 그래서 주원료의 향이나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홍삼의 예를 들면 아가베 시럽, 프락토올리고당, 감초 추출물, 생강시럽 농축액 같은 것이 홍삼의 쓴 맛을 줄이고, 달달하게 홍삼을 고아낸 맛을 내주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제형'이다. 우리가 먹는 건강기능식품은 섭취의 편의성을 위해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가장 흔한 것이 캡슐 형태다. 타이레놀처럼 생긴 정제 형태도 있고, 유산균이나 콜라겐 같은 분말 형태도 있다. 홍삼 같은 액상 형태도 있고, 석류 같은 젤리 형태도 있다. 아이들이 잘 먹는 구미 형태도 있다. 


    섭취 대상자나 원료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제형으로 만들게 된다. 이때 특정 제형을 만드는 제조과정 상의 문제점을 해소하거나, 특성 형태에서의 원료의 기능성 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사용되는 첨가제(부원료)가 생기게 된다. 물론 이러한 첨가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마지막으로 정말 쓸데없는 이유인데 바로 '영업'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주원료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원료들을 매우 소량 첨가한 후 마치 특정 효과에 좋은 모든 원료를 사용한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활용되는 부원료를 '컨셉 원료'라고도 부른다. 사실상 효과 부풀리기이고, 합법적인 선에서 행해지는 소비자 기만행위다. 


    보통 수종에서 십 수종의 컨셉 원료를 넣고 그 원료가 주는 일반적인 효과를 같이 주는 것처럼 포장한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주원료만 낸다. 




    주원료가 무엇인지 가장 알아보기 쉬운 방법은 '포장'을 보는 것이다. 포장의 얼굴에 해당하는 전면(주 표기면)은 법적으로 규제를 받는다.


    법적 규제를 받는 것은 건강기능식품이 식품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일반 식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효과를 법적으로 인정을 한 식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의 까다로운 규제를 받는다.


    건강기능식품의 포장에서 표기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다. 주 표기면 '건강기능식품 표시(건강기능식품 도안)', '제품명', '내용량'을 표시하여야 한다. 


위에서부터  제품명, 주원료, 건강기능식품 표시, 내용량


    '유통기한 및 보관방법', '영양정보', '기능정보', '섭취량, 섭취방법 및 섭취 시 주의사항'은 주 표기면이 아닌 정보 표기면(보통 옆면)에 표시하여야 한다. 


    '업소명 및 소재지', '원료명 및 함량',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아니라는 내용의 표현', '소비자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은 자유롭게 표기면을 선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정보를 표기하는 글씨의 크기도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일단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법적 사항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세부사항이 또 존재한다. 너무 복잡하니 여기까지.  




    자! 이제 구별하는 법을 알려주겠다. 보통 주 표기면에는 주원료명과 함량을 표시한다. 당연하다.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이유가 바로 '주원료'를 효과가 있는 양만큼 복용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부원료는 어떻게 할까? 부원료는 보통 매우 소량이 들어가기 때문에 주 표기면에 잘 표기하지 않는다. 비율로 치면 0.0X%이 들어가는걸 모두 표기하는 것이 오히려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 표기면에는 주로 기능성이 있는 주원료만 표시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기능식품이 각광을 받으면서 부원료까지 마구 표시하는 회사들이 있다. 또 그런 화려한 표기에 현혹되는 소비자가 존재한다. 


    그래서 식약처가 2020년 6월 23일 식품의약품 안전처 고시 제2020-54호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의 표시기준 일부를 개정하는 고시를 발표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부원료를 표기하려면 다음의 규정을 지켜야 한다. 

    '기타 원료의 함량을 표시하려는 경우에는 원료명을 주원료와 기타 원료로 구분하여 많이 사용한 순서대로 표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기타 원료의 성분명칭을 함께 표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젠 명확하게 주원료, 기타 원료를 구분해서 표기를 해야 한다. 표기도 많이 사용한 순서로 하고, 성분명칭을 표시해서도 안된다. 


    자 이제 깔끔하게 포장의 주 표기면만 보면 주원료와 기타 원료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니 꼭 포장의 주 표기면을 잘 읽어보자. 혹시 6월 이전에 만든 제품의 경우에는 보다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인생사 많은 것들이 '다다익선'이라고들 한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근심 걱정 말고 많아서 나쁜 건 별로 없다고들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숫자 마케팅에 쉽게 넘어간다. 1+1에 혹하고, 10종~20종에 혹한다. 


    건강기능식품도 마찬가지다. OO종의 원료를 넣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참새 오줌만큼 들어간다. 주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식약처가 정한 기준의 30% 이상을 넣어야 한다.


    즉, 주 표기면에 쓰여 있는 주원료들은 모두 최하 30% 이상 주요 성분 (지표성분)이 들어 있다. 그 외는 전부 넣긴 넣었지만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괜히 뭔가를 많이 넣었다고 말하는 제품은 의심을 해봐야 한다. 심지어 그런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흐지부지하고 있다면 더욱더 의심을 해봐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은 몹시 까다롭다. 업체 입장에서 보면 까다로운 법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알리기 어렵게 한다. 


    하지만 법이 까다롭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의 건강에 중요하기 때문이며, 그만큼 소비자의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나쁜 업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법은 100% 완벽할 수 없다. 모든 경우의 수를 법에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다음으론 소비자의 현명함이 필요하다. 


    현명한 소비는 시장이 올바른 경쟁을 하게 하고, 올바른 경쟁은 좋은 제품과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코로나 시국에 혼잡한 시장을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올바른 소비다.


    주 표시면에 표시한 주원료의 기능이 무엇이고,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바란다. 주원료 이외의 부원료를 많이 언급하는 제품은 일단 의심하기 바란다. 


    결국 모든 제품처럼 누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먹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특히 몸의 안 좋은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먹는 것이니 더욱 그렇다. 


        부디 좋은 소비 하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사다 놓고 안 먹고 있는 비타민부터라도 다시 먹기 시작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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