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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May 11. 2021

#130. 저는 꼭 운동을 합니다

[누만예몸][극사실실천법] 근황 토크


    조금 과장을 덧붙여서 말하면, 세상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 중 하나가 '조언'이라고 합니다. 특히나 요즘 세태는 '조언'을 극도로 혐오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조언 같지 않은 조언이 난무하거나 좋은 조언을 무시하는 예의 없음이 넘쳐 납니다. 그래서 요즘엔 대화를 나누는 게 무섭습니다. 보이지 않는 선을 잘 피해 넘나들어야 성공적으로 대화를 마칠 수가 있습니다. 상당한 에너지가 소비되는 중노역입니다.


    살다 보니 '경험에서 오는 깨달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함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더군요. 지식의 영역이 아니다 보니 간접 경험의 흡수만으로는 절대 알 수가 없습니다. 손에 닿지 않는 포도가 신포도일 확률은 50%입니다. 이것은 간접 경험의 흡수입니다. 그런데 실제 경험에서 얻는 깨달음은 다릅니다. 실제 경험에서는 신도포를 덜 시게 먹는 법을 알게 됩니다. 또는 신포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파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조언은 간섭이 되고, 조언을 하는 사람은 꼰대가 됩니다. 깨달음은 공유되지 못하고 공허하게 개인적 공간에서 맴돕니다. '각자도생'만이 유일하고 쿨한 생존법으로 인정됩니다. 협력과 공유가 사라진 삶은 기회를 잃어갑니다. 경험의 기회가, 실패의 기회가 사라집니다. 현시대를 사는 모든 이가 처음 겪는 이런 트렌드 하에서도 꼰대 같은 조언을 일삼는 '누만예몸'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요즘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새롭다는 것은 피상적인 것이고 본질은 다르지 않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버는 일이죠. 우리는 항상 피상적인 것을 놓고 새롭다, 다르다 합니다. 새롭고 낯선 것은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게 마련이죠. 에너지를 쏘옥 빼가고 스트레스를 듬뿍 안겨 줍니다. 그런데 저는 이 새로운 일을 함에 있어서 운동을 했던 경험과 결과에서 모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누만예몸'의 글 어딘가에도 밝혔듯이 지금 저의 외향이나 건강 상태는 10대 이후 최고의 상태입니다. 10여 년 전에 절 알았던 사람은 절 알아보지 못합니다. 브랜드 패션회사에서도 일을 한 적이 있지만 저는 브랜드 패션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아무거나 입어도 잘 어울리는 몸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죠. 패션의 완성은 몸입니다.


    살을 빼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엄청난 시행착오를 많이 했습니다. 시간, 노력, 돈을 많이 낭비했습니다. 효율을 가장한 '왕도'를 찾았습니다. 편하고 쉬운 방법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다이어트 보조 식품의 과대광고를 진실인양 믿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모두 허사였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간단했습니다. 꾸준하게 움직이고, 건강하게 먹는 것이었습니다. 우린 생각보다 덜 움직이기 때문에 꾸준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우린 덜 먹고는 못 참기 때문에 먹는 것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품을 먹어야 합니다. 그러면 불필요한 지방은 없어지고, 체력은 좋아집니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립니다. 우린 생각보다 인내심이 없기 때문에 더 엄청 오래 걸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핵심은 기본과 궤를 같이 합니다. 기본은 단순합니다. 단순한 것은 재미가 없습니다. 재미가 없으면 하기가 싫어집니다. 하기 싫다는 맘이 들면 순식간에 수만 가지 이유가 생깁니다. 그래서 왕도를 찾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은 시간, 돈, 노력을 버리게 됩니다. 많은 일들이 그렇습니다. 기본을 외면한 채 핵심을 잘못 파악합니다. 그리곤 별로 있지도 않는 기회를 쉽게 사용해 버립니다.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에게 기회는 엄청난 자산입니다. 구독료 아까운 줄만 알지 기회 아까운 줄은 모릅니다. 그렇게 기회라는 자산이 사라집니다.


    새로운 일의 핵심을 찾는 것에 운동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에 잘 적응을 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기존의 일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좋은 자산이 하나 추가된 셈이니 너무 든든하고 맘이 평안합니다. 뿐만 아니라 운동의 결과인 체력은 새로운 기회를 얻는데 더할 나위 없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얘기해 봐야 소용이 없음을 압니다. 그래서 '미생'의 명대사를 참고하겠습니다.

    


    이런 명대사도 나옵니다.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하고 싶은 무언가가 무엇이든 체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살이 찌고 싶어도, 살을 빼고 싶어도, 잘 자고 싶어도, 회사를 다니고 싶어도, 아이를 키우고 싶어도, 부자가 되고 싶어도, 심지어 놀기 위해서도 체력은 필요합니다. 모든 일에는 에너지가 소요됩니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일은 중요한 일일 확률이 높습니다. 적은 에너지로 큰 만족을 주는 일은 반드시 반대급부가 따릅니다.




    그래서 전 운동을 아직도 합니다. 요즘엔 매일 저녁 산책을 합니다. 1시간 정도를 걷습니다. 6~7km 정도 걷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로잉머신도 합니다. 이틀에 한번 꼴로 합니다. 로잉머신을 하지 않는 날에는 데드 리프트와 스쿼트를 합니다. 푸시업과 딥스는 틈틈이 합니다. 요즘 자주 하는 것은 풀업(턱걸이)입니다. 조만간 고등학교 체력장에서 했던 배치기 턱걸이 개수를 정자세로 하게 될 듯합니다. 저도 난생처음 경험해 보는 일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부터는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반복하는 것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 핵심은 많은 곳에서 발견됩니다. 매일매일 하는 반복의 힘은 '복리 이자' 같습니다. 처음에는 미약하지만 시간과 같은 편을 먹는 순간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놀라운 반복의 효과를 못 누리는 이유는 초반에 왕도를 찾아 떠나기 때문입니다. 초반에 기본을 반복하는 것이 너무 힘겹기 때문입니다.


    요즘엔 유별나게 먹지도 않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것을 먹습니다. 물론 좀 더 건강하게 먹으면 좋겠지만 운동보다 쉽지 않습니다. 배달식도 먹고, 간편식도 먹고, 밀키트도 해 먹고, 라면도 먹고, 빵도 먹고 그럽니다. 저도 운동에 들이는 공이 아까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불량한 걸 먹을 땐 적당히 먹습니다. 단, 탄산음료, 주스, 아이스크림은 절대 먹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꾸 미래를 예측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내일의 일을 알지 못합니다. 1시간 후의 일도, 10분 후의 일도, 심지어는 10초 후의 일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내일을 꿈꿉니다. 확률을 따지고 가능성을 점칩니다. 그래 봤자 현재 알 수 있는 정답은 '알 수 없다'입니다.


    저는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시간과 편을 먹습니다. 시간이 제공해 주는 경험과 편을 먹습니다. 경험이 알려주는 깨달음과 편을 먹습니다. 그리고 그 깨우침으로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제가 알 수 있는 것은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뿐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이 해야 할 일이면 감사한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이 지금 할 수 없는 것이라면 곧 할 수 있도록 오늘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운동을 합니다. 운동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부정적인 생각, 편협한 생각, 나태한 생각은 수시로 생깁니다. 남을 탓하고, 남에게 분노하는 감정도 수시로 생깁니다. 이걸 이기게 해 주는 게 운동이라서 전 운동을 합니다. 이런 감정들이 휘몰아칠 땐 운동도 뭔 소용인가 싶지만 다행히 소용이 있습니다. 아직까진 말입니다.


    이런 귀한 경험의 깨달음을 왜 알려주려고 애를 쓰냐고요? 첫 번째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려줘도 안 합니다. 심지어는 사랑하는 사람들도 안 합니다. 그래서 아깝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공감을 얻고 싶어서입니다. 깨달음을 함께 공감할 때의 기쁨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만큼 짜릿한 것이 바로 이런 공감이 아닐까 합니다. 세 번째는 작은 기여입니다. 주변에 행복한 사람이 많아져서 나쁠게 하나도 없습니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들과 무언가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 되었건 그래서 전 운동을 합니다. 조언 아니고요 그냥 그렇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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