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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친숙함] 베트남 여행기

#여행기 #베트남 #푸꾸옥 #Vietnam #PhuQuoc

by Maama


도착지 공항 문 밖을 나설 때처럼 여행이 강하게 체감되는 때는 없다. 피부에 와닿는 낯선 공기와 코 끝에 맴도는 특유의 냄새는 그것이 뜨겁고 눅눅한 공기나 매연 냄새일지라도, 낯설고 독특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거기에 낯선 사운드가 더해지면 내가 여행 중임을 실감하게 된다.


나는 여행을 '낯섦 속에서 친숙함을 찾는 여정'이라고 정의한다. 누군가는 '집 떠나면 여행이다'라고 했는데, 간결하고 솔직하게 와닿는 표현이긴 하지만 너무 투박할 뿐만 아니라 섬세한 나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정의는 아니다. 집 밖에 나와서 한 숨을 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일까.


낯섦 속의 친숙함은 설렘 속의 안정감과 같다. 자극적이지만 안전하고, 짜릿하지만 평온한 것이야 말로 최고의 상태다. 우리는 그런 환경 속에 있고 싶어 하고,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어쩌면 이기적인 욕심이겠지만 우리는 그런 여정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번에 낯선 친숙함을 찾아 떠난 곳은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첫 방문이다.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 캄보디아는 가본 적이 있고, 좌우에 있는 태국과 필리핀, 아래쪽에 있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도 가본 적이 있지만 베트남은 처음이다.


이번 여행은 작정을 하고 준비한 여행이 아니었다. 단 며칠 만에 우당퉁탕 확정된 여행이었다. 일단 비행기 표가 끊겼고, 그렇게 전체 여행의 길이가 결정되었다. 애초에 베트남이 목적지도 아니었다. 번갯불에 뇌가 볶인 것처럼 잠깐 사이에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었다. 최고로 낯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친숙함은 그 이후부터 찾아가야 했다.


어릴 적 베트남은 월남, 전쟁, 공산국가 같은 이미지였다. 커서는 업무적으로 하노이, 호찌민, 다낭, 냐짱 같은 여행지로의 이미지가 생겼다. 가장 최근의 이미지는 베트남 축구팀을 맡았던 박항서 감독 정도가 업데이트의 끝이었다. 베트남에 대해선 그냥 무(無)라고 보는 것이 맞았다.


베트남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베트남 오지를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개발된 관광지에 가는 것이니 딱히 엄청난 낯섦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행은 항상 그렇지만 언제나 새롭고 익숙한 낯섦을 보여준다. 짧은 여행 기간이었지만 재밌는 감상들이 생겨 메모를 남겨보았다.


1. 한국은 덥다

2. 교통강국 베트남

3. 무너진 언어 장벽

4. 공공의 적

5. 무전여행

6. 신작로

7. faceID, QR - 달라지는 여행 산업

8. 인도, 중국 그리고 한국

9. 그립 잡은 그랩

10. 개인 가이드

11. 호텔방이 좋은 이유


여행 중간중간 떠오르는 감상들의 키워드를 적어 놓은 것이다. 여행 중 동반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것도 여행을 재밌고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낯선 여행에서 익숙함을 찾은 순간이기도 하다. 대화를 나눴던 것 중에 공감이 되는 키워드들을 골라 봤다.


아침 러닝과 함께 했던 베트남 여행! 이젠 추억길을 함께 달려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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