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은 사실 삶 안에
작년 봄, 너무 멀어져서 아련해지기전에 한번씩 다시보는 사진들. 사진과 영상이 있어서, 그날 햇빛, 표정, 아이의 발걸음을 조금 더 선명하게 기억해본다. 어떤 사진들은 조금 과장되거나 또는 선택된 순간들이 전체를 왜곡해서 아름답게 또는 우울하게 포장하기도 하는데, 이날은 비교적 사진이 그날의 분위기를 있는대로 담아 둔 것 같다. 이 또한 좋게 편집된 기억일 수도 있지만.
힘들다 체력이 딸린다 정신없다 등등의 말을 내뱉지만 그건 내뱉으면 좀 나아지려나 해서 그런 것이다. 이 작은 아이들을 마음껏 껴안고 편하게 미소짓는 얼굴을 초근접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행복은 여기 있는 나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이야 라고 말하지 않는 건, 어떤 말로도 다 완벽하게 그 느낌에 가닿을 수가 없기 때문일거야.
매일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는 말은, 큰 역경이 불어닥치고 또 행운이 함께 오는 그런 날들이 아니라, 내가 매일 지쳤다가 정신없다가 놓쳤다가 허둥대며 달려와서, 아이들을 마주하고 웃는 그 순간을 오가고 다시 그 아이들과 티격태격 지지고볶다가 화를 내기도 하고 다시 껴안고 사랑스러운 얼굴로 잠이드는 그 평범한 하루, 일상, 그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다. 하루안에 언제나 천국과 지옥을 만난다.
쉽게 내뱉는 말들을 헤쳐 들어가서, 미쳐 꺼내지 못한 이야기들을 끌어내주는 이를 만나, 요즘 힘들어라는 말들 뒤에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서, 매일 마주보고 그 작음에, 순수에, 사랑스러움에, 언제나 이자리에 있어주는 한결같음에 감사하고 있다고, 실컷 이야기하고싶다. 아마도 말로 그 사랑을 표현하다가는, 사연이 기구한 사람이 한을 담아 이야기 하다 울듯이 그렇게 울수도 있을 것 같다. 말로 그 감정에 가 닿을 수 없는 것이다. 그 간극은 아마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섞여 결국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후두둑 하다가 우루루쾅쾅하듯이 통곡으로 이어질 만큼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