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로 만든 재산, 이혼할 때 나눠 가질 수 있을까?

세기의 판결

by 전희정

뇌물로 만든 재산, 이혼할 때 나눠 가질 수 있을까


한 줄 요약


불법적으로 형성된 재산은 이혼 시 재산분할의 기여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어떤 사건이었나


대통령이었던 장인이 사돈에게 30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이혼 소송에서 아내 측은 "시아버지의 지원이 재산 형성에 기여했으니 재산분할 시 고려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그 돈의 출처가 뇌물로 추정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불법적 기여는 기여가 아니다


대법원은 명확한 선을 그었습니다.


"뇌물의 일부를 자녀 부부에게 주고 이를 숨겨 국가의 자금 추적을 막은 행위는 반사회적이고 반도덕적입니다. 이런 행위를 법이 보호할 수는 없습니다."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준 경우 그 반환조차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람을 법이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이 원칙은 이혼 재산분할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무리 재산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 해도, 그 과정이 불법적이고 반사회적이라면 기여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정당한 재산 처분은 존중한다


또 다른 쟁점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별거 후 재산을 제3자에게 증여했는데, 이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원심은 "남편이 여전히 그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분할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르게 봤습니다.


남편의 재산 처분은 혼인관계가 파탄나기 전에 이뤄졌습니다. 대기업 경영자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당한 경영활동이었습니다. 단순히 재산을 숨기려는 게 아니라, 부부공동재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행위로 볼 여지가 있었습니다.


"이미 처분해서 없는 재산을 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없습니다."


이 판결이 던지는 메시지


1. 돈의 출처가 중요하다


재산이 많다고, 기여가 크다고 무조건 인정받는 게 아닙니다. 그 재산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뇌물, 횡령, 배임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형성된 재산은 아무리 금액이 크더라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2. 재산 처분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혼을 앞두고 재산을 처분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단순히 배우자에게 주지 않으려고 재산을 빼돌리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 운영, 경영권 확보 등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법원은 이를 존중합니다.


3. 법은 정의로운 재산만 보호한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법은 불법을 보호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금액이 크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 해도, 그 과정이 정의롭지 못하다면 법적 의미가 없습니다.


실무적으로 알아둘 점


이혼을 고려한다면



재산 형성 과정을 점검하세요 배우자나 그 가족의 지원이 있었다면 그 출처를 확인하세요 불법적인 출처라면 재산분할 시 기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재산 처분은 신중하게 별거 후 재산 처분 시 목적을 명확히 해두세요 정당한 경영활동이나 투자라면 증빙을 남기세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재산분할은 복잡한 법률 문제입니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전략적으로 대응하세요



마치며


이혼은 단순히 관계의 종료가 아닙니다. 함께 만든 삶을 공정하게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이번 판결은 그 '공정함'의 기준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습니다. 법은 정의로운 재산 형성만을 보호하며, 불법적인 행위에는 어떠한 법적 보호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재산을 형성할 때부터 적법하고 정당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결국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길입니다.


※ 이 글은 대법원 2024므13669(본소), 2024므13676(반소) 판결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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