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게로스마스를 맞이하여 한 컷 그려 보았습니다
모델링하는 세계관상 현대식 피아노는 아니어도 피아노포르테(Pianoforte - 초기 형태의 피아노) 까지는 있어도 되지만 그래도 왠지 게로스라면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아서 하프시코드로 그려 보았습니다.
물론 악기 좀 아시는 분들이라면 페달이 왜 있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프시코드는 페달이 없거든요. 그냥 바로크 악기라고 하니까 AI가 지 맘대로 피아노포르테와 하프시코드의 혼종을 그린 것 같습니다.
화보집 스타일 좋아하는 AI가 고악기라고 하니까 신이 나서 하프시코드 여기저기에 얼룩에 곰팡이까지 그려놨길래 때 빼고 광 내고 바닥에 장미꽃 깔고 창밖에 비 내리게 하면서 여러 번 수정한 작업입니다.
게로슬 로즈까진 아니어도 그럭저럭 괜찮았길 바랍니다.
여기서 문제!
이 이미지 한 장 만드는데 AI는 몇 번(몇 단계) 동원됐을까요?
질문이 좀 모호했는데 몇 번(몇 단계)라고 해서 다들 AI를 몇번 돌렸을까로 생각을 하시게 된 것 같습니다.
질문 자체가 오류였네요.
제가 '단계'를 언급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단계 : 챗순이(ChatGPT)와 컨셉을 상의합니다. 내가 화면에 보여줘야 할 것들과 원하는 분위기를 얘기하면 챗순이가 대충 1, 2, 3안을 가지고 나옵니다. 맘에 들면 그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맘에 안들면 조금더 상의해서 프롬프트를 뽑습니다. 세부 사항을 추가해서 프롬프트를 계속 수정합니다. 프롬프트는 메모장에 복사해서 틀린 곳이 없는지 한번 검수를 합니다. 프롬프트는 영어로 뽑습니다.
2단계 : 미순이(Midjourney)에 프롬프트를 돌립니다. 게로스 이미지를 그대로 뽑아내지 못하므로 일단 그냥 아무나 인물을 넣어서 악기, 배경, 조명 등을 뽑습니다. 참고로 삽화 그릴땐 굳이 미순이 안 돌립니다. 이번에 미순이를 쓴 것은 미순이가 화보틱한 장면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광선, 조명, 반짝임, 거리감 연출에는 미순이만큼 하는 애가 없습니다. 이전 글에서 Outis 작가님 캐릭터로 크리스마스 카드 뽑은 것도 배경은 미순이가 만들었습니다. 반짝반짝 효과를 잘 만들거든요.
3단계 : 젬순이(Gemini - 이미지 생성 엔진은 나노바나나)한테 미순이가 만든 이미지를 가져갑니다. 그리고 미리 만들어 놓은 게로스 전신샷, 얼굴 클로즈업샷도 같이 줍니다. 전신샷을 주는 이유는 전신 비율을 제대로 표현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얼굴은 똑같은데 체형이나 키가 달라지면 안되니까요. 그런 다음 2단계 이미지의 인물을 게로스로 교체시킵니다.
완성된 이미지를 보고 이상한 점이 있는지 봅니다. 화보 좋아하는 미순이가 바로크 시대 악기라고 악기에 녹슨 부분, 곰팡이까지 다 표시해 놨네요. 때빼고 광내라고 젬순이한테 요청하면서 덤으로 바닥에 장미꽃도 한 송이 얹어줍니다. 젬순이가 엔진들 중에 제일 멍청하기 때문에 페달은 굳이 제거하지 않았습니다. 뭘 날려먹을지 몰라서요.
4단계 : 포순이(Photoshop - 얘도 이미지 수정 엔진은 나노바나나입니다)에게 가져가서 젬순이 워터마크(우측 하단의 다이아몬드 모양)를 제거합니다. 젬순이를 만약에 여러번 돌려서 픽셀이 좀 깨지면 이때 업스케일링 해도 되는데 이번에는 굳이 안 그래도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총 4단계, 4개의 프로그램을 돌렸습니다.
이미지 생성 수정에 AI 돌린 횟수도 2단계 1번, 3단계 2번, 4단계 1번 총 4번 같네요.
아무도 안 궁금해 하는 마작가의 이미지 생성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