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비 배경 그림 구경하세요

인물 없이 배경만

by 마봉 드 포레

제가 요새 글도 안 쓰고 그림만 그리고 있다는 건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주로 세라비 연재 회차에 들어가는 삽화를 그리고 있고 심심하면 다른 것(가마를 탄 세라비, 호그와트 세라비, 크리스마스 세라비, 게로슬 로즈, 다른 작가님 작품 삽화 등)도 그리고 있죠.


외국어 베이스의 지명과 인명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판타지 소설에서 40회를 넘어가는 장편을 따라오려면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1화부터 따라오고 계시는 분들을 빼면 중간에 우연히 클릭해서 보시는 분들은 아이고 이거 뭔 소리냐~ 하고 다시는 안 눌러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80% 넘는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그림이라도 이쁘면 한 분이라도 더 붙잡을 수 있을까 하는 찌질한 희망과,

아무리 1화부터 따라왔다 하더라도 이젠 좀 지겨워질 수도 있는 분들에게는 그림 보는 재미라도 드려서 버틸 수 있게 하는 장치로써 열심히 삽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냥 오셔서 글씨 안 읽고 그림만이라도 보고 가시는 분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심정으로 그리고 있죠.


물론 여기에서 그린다 함은 제가 직접 그리는 게 아니라 챗순이 등등 AI를 가지고 그린다는 것이겠지요?

니가 직접 그리는 게 아닌데 그걸 그린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도 AI를 통한 창작이 진정한 창작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죠.

하지만 영화감독이 직접 연기하지 않아도 그 영화는 그 감독의 작품이잖아요?

연기, 연출, 조명, 소품, 배역, 엑스트라 동작까지 일일이 모든 것을 지시하는 그 감독의 역할이 바로 제 역할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세세하게 지시하는지 예시를 들자면 배경 하나 그리는데 프롬프트가 40줄쯤 됩니다.

인물 들어가면 그만큼 또 추가되구요.

그냥 AI한테 "얘가 이렇게이렇게 하는 거 그려"라고 해서 다 되면 저도 진짜 좋을 것 같습니다.


AI 가지고 그림 그려보신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내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들을 AI에서 정확히 구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같은 얼굴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연재소설 삽화는... 고통과 인내 그리고 혈압 상승의 연속입니다.

아무리 픽셀기반의 나노바나나가 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저 같은 경우 심지어 그 인물이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들어가는지라 할 때마다 혈압약 먹으면서 작업해야 하죠. 아무리 한다고 해도 회차마다 얼굴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뭐 같은 사람이 잡고 그리는 웹툰도 회차 거듭되다 보면 그림 스타일 달라지니까 이해하고 봐주시려니 하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웹소설 웹툰들도 캐릭터마다 머리색 눈색 다르게 해서 얼굴이 죄다 같아도 구분이 가도록 하죠. 안 그러면 언놈이 언놈인지 모르게 되니까요).


오늘은 그러한 혈압 상승의 원인들인 인물을 빼고 배경 장소들만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삽화를 그릴 때 보통 장소를 먼저 그린 다음에 인물을 넣습니다.

물론 장소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장면에서는 인물 그릴 때 한꺼번에 그리기도 하지만요.


그동안에는 인물을 보시느라 장소를 덜 눈여겨보셨을 텐데

장소도 나름 신경써서 그립니다. 그냥 예쁜 배경 그려줘! 하는게 아니라 야외일 경우 모델이 되는 지역의 지형 식생 계절 다 봐가면서 그리고 실내일 경우 모델이 되는 시대의 인테리어(갑자기 전기기구 튀어나오면 안됨), 캐릭터에 맞는 가구까지 생각해서 그립니다. 예를 들면 가난한 시골 과부네 집에 번듯한 가구가 있으면 안되죠.

그래서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까워서 장소만 언제 한번 따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아예 한 번도 안 나왔던 장면들도 있으니까 눈여겨 봐 주세요.

세라비와 레이가 처음 만난 프티 몽텔리 마을의 술집
세라비, 레이, 레이첵이 플로르 왕자를 처음 알현한 팔레 에클라의 왕자의 응접실
포르트메르 통과 실패하고 도망쳐서 겨우 숨을 돌린 포르텔 몽테 근처의 시골길
라그랑쥬의 훈련장. 이건 본문에도 한번 보여 드렸습니다.
욘도로케의 집 부엌(여기서 레이첵이랑 플로르가 감자 깎음)
세라비, 레이, 레이첵이 브레스부르에서 출발해서 와 마차 많다! 하고 놀라는 마차 대열. 이때 배로 갈아타는 바람에 레이첵이 물에 빠지고...
레이첵이 신비한 소녀를 만난 흉갓집
게로스와 신하들이 차를 마시다가 세라비가 갑자기 벽 타고 넘어와서 깜짝 놀란 테라스
게로스의 의복실
뤼미에르관(낮의 모습)
게로스 개인 서재(앞으로 나올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여기 보여드림)

잘 감상하셨나요?

이중에 몇 개는 세라비 소설 쓰면서 눈에 보이는 배경이 필요해서 그린 것들도 있습니다.

마차 대열이나 게로스 개인 서재, 라그랑쥬 훈련장 등은 제가 글이 머리에서 안 떠오를 때 눈으로 뭔가 봐야 글이 머리에서 나올 것 같아 챗순이 보고 그리게 한 것들입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그림생활! 마봉이었습니다.


P.S. 혹시 그동안 조용히 그림만 보다 가신 분들 계시면 댓글에 점 하나만 찍어주고 가세요. 진짜 궁금해서 그럽니다(아 그림만 보니까 이 글도 혹시 안 읽...) 혹시 보시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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