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테판 클라인의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결국 앞서가는 사람들에 대한 분석
슈테판 클라인Stefan Klein
1965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다. 뮌헨대학교에서 철학과 물리학을 공부하고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생물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데어 슈피겔」에서 과학부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1998년 게오르크-폰-홀츠브링크 학술 저널리즘상을 받았고, 2015년에는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독일 학술상을 받았다. 현재 베를린 예술대학의 객원교수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현명한 이타주의자』,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등이 있다. 타인과 함께하는 삶을 예찬한 그의 대표작 『현명한 이타주의자』는 독일, 영국, 미국의 주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출간할 때마다 화제가 되었던 그의 저서들은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고명환 작가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해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남을 위해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책들을 주로 읽어왔던 저는, 이제는 ‘타인’이라는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는 책들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메시지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아직 독서 초보인 저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발견한 키워드는 바로 ‘배려’였습니다. 그리고 이 배려는 결국 ‘함께’라는 의미로 확장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결국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고, 세상은 나와 타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함께’란 무엇일까? 진정한 이타주의란 무엇일까?
그 답을 찾고 싶어, 저는 오늘 이 책을 펼쳤습니다.
슈테판 클라인의 <현명한 이기주의자>는 인간의 이타심이 단순한 도덕적 행위가 아니라, 생존과 발전을 위한 지혜로운 선택임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심리학, 신경과학, 진화생물학 등의 연구를 통해 이타심이 인간 본성에 깊이 뿌리박혀 있으며, 협력과 배려가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단순한 희생이 아닌 ‘현명한’ 이타 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나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는 이타적 실천 방법을 제시합니다. 사례와 연구를 통해 이타심이 개인과 공동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설명하며, 우리가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제1 부 당신과 나 사이
인간의 이타심이 개인적인 관계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하는지를 탐구합니다. 저자는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이타심이 본능적인 동시에 학습될 수 있는 감정임을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이러한 능력은 협력과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타적인 행동이 단순한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개인의 행복과 장기적인 이익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인간의 친사회적 행동이 보상을 기대하는 조건적 행위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내재된 성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제2 부 당신, 나 그리고 우리
개인 간의 이타심이 어떻게 사회 전체로 확장되는지를 다룹니다. 공동체와 조직, 국가 등의 큰 틀에서 이타 주의가 사회적 결속력과 발전을 어떻게 촉진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인간은 협력할 때 더 강해지며, 서로 돕는 것이 장기적으로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또한, 지나친 이기주의가 어떻게 사회를 약화시키는지를 경고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현명한 이타 주의의 실천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정황으로 보건대,
인간은 우리 조상들이 힘을 합쳐
존재의 위험을 줄일 줄 알게 된 후에야
큰 뇌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지능과 언어, 문화, 이 모든 성과는
우리가 공감할 줄 알고
입장 바꿔 생각할 줄 아는 능력 덕분이다.
제6 장 - 인간이 거둔 최고의 수확, 협력 - 198 page
우리는 흔히 이기적인 사람이 더 성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믿음이 강합니다. 하지만 슈테판 클라인의 <현명한 이타주의자>는 이런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이타적으로 살아야 한다"라는 도덕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왜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지, 그 행동이 생물학적·심리학적·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합니다.
처음에는 이 책이 자기 계발서로 분류된다는 점이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읽다 보면 오히려 생물학, 심리학, 경제학이 절묘하게 결합된 과학 교양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는 다양한 실험과 연구 결과가 등장하며, 인간의 이타적 행동이 단순한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진화적 필연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증명합니다.
우리는 원래부터 이타적인 존재였을까? 아니면 사회적 환경 때문에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찾습니다. 인간은 진화 초기부터 집단생활을 선택했고, 협력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였습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합니다.
저자는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다”라는 기존의 경제학적 가설이 틀렸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오히려 이기주의는 이타주의를 위한 변형된 심리가 아닐까? 하는 흥미로운 의문을 던지며, 인간 본성의 재해석을 유도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 개념은 “이타주의의 본질은 신뢰와 협력이다”라는 것입니다. 타인을 돕는 행동은 단순한 도덕적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 생존하고 번성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선택한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죄수의 딜레마, 무임승차 게임, 공공재 게임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기적인 선택이 단기적으로는 유리해 보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협력하는 집단이 더 강력한 생존력을 갖게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타주의를 단순한 도덕적 미덕으로 치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착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말을 듣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듣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명한 이타주의자는 이를 철저한 과학적 근거를 통해 설명합니다.
특히 저자는 이타주의가 단순한 감정적 선택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며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진화생물학, 신경과학, 심리학, 경제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제시합니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앞으로의 세상이 이타주의로 갈 수밖에 없는 명확한 근거로 경제 개념을 적용합니다. 그가 예상한 미래는 "무중력 경제(Weightless Economy)"라는 개념을 통해 이타 주의는 필연적으로 다가올 정신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미래 사회에서는 협력과 신뢰가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제 경제는 단순한 희소한 자원의 분배가 아니라, 신뢰와 협력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 경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식, 정보, 기술 공유가 핵심이 되는 시대에서 타인과 협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에게도 이익이 되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명한 이타주의자는 단순한 도덕적 조언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협력과 신뢰가 어떻게 사회를 발전시키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이기주의는 오히려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변형된 심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이타 주의는 단순한 감정적 선택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일부라는 점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는 내가 누군가를 도울 때, 그것이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현명한 이타주의자’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지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