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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읽고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by 마부자

작가 소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출생했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20년 징병으로 공군에 입대하여 조종사 훈련을 받는다. 제대 후 여러 직종을 전전하다가 평범한 사회의 일상에서 벗어나 1926년부터 초기 우편비행 사업에 가담한다.


작가는 <남방 우편기>(1929)와 유작 <성채>(1948)에 이르는 작품에서 “모든 작품은 행동을 위한 명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대지>(1939), <전투 조종사>(1942)를 통해 인간관계와 동료, 조국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발표한<어린 왕자>(1943)를 통해 작가 자신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1944년, 공군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가 지중해 상공에서 실종되어 영원히 자취를 감춘다.




책 선택 이유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막내 덕분이었습니다. 새 학기를 준비하며 책상을 정리하던 막내는 자신이 먼저 읽고 감동한 책을 저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덕분에 저는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어린 왕자>는 언젠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순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이 책을 건네받으니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막내가 건넨 책은 일반적인 크기의 책이 아니라 작은 미니북이었습니다. 순간, ‘혹시 요약본일까?’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크기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원본과 다를 것이라 단정 짓는 제 모습이 스스로도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선입견이었습니다.


막내는 오히려 휴대하기 편리한 점을 고려해 이 책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책의 크기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건네는 마음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을 골라, 아빠에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 그것은 단순한 권유가 아니라, 자신이 느꼈던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은 진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작 그 따뜻한 마음보다 책의 크기에 먼저 시선을 두었고, 뒤늦게 그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졌습니다.


책을 다시 손에 쥐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조심스럽고 감사한 마음으로. 작은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작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린 왕자>의 첫 장을 넘겼습니다. 어린 왕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그리고 그가 던지는 질문들이 이미 오래전에 어른이 되어버린 제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건네준 막내의 마음 또한 함께 떠올리며 읽어 내려가고 싶어졌습니다.




줄거리&요약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단순한 어린이 동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삶의 본질과 인간관계의 의미를 성찰하게 만드는 철학적 우화로,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줍니다.


이야기는 사막에 불시착한 ‘나(비행사)’가 우연히 ‘어린 왕자’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머물던 작은 별을 떠나 여러 별을 여행하며 다양한 어른들을 만났다고 이야기합니다.


권력만을 중시하는 왕, 칭찬받기만을 원하는 허영쟁이,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술꾼, 의미 없는 숫자를 모으는 사업가,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가로등지기, 현실을 알지 못한 채 기록만 하는 지리학자가 그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현실 속 어른들의 모습을 상징하며, 삶의 진정한 가치를 놓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구에 도착한 어린 왕자는 사막에서 여우를 만나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를 배우게 됩니다. 여우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가르침을 주며, 관계의 소중함과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줍니다. 결국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에 남겨 두고 온 장미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조용히 떠납니다.




인상 깊은 구절

꽃도 마찬가지야.

아저씨가 어느 별에 있는 꽃 한송이를

사랑한다면 말이야.

밤마다 하늘을 바라보는게 행복할 거야.

모든 별에 꽃이 있으니까...

- 144 page





나의 생각&서평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진정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요? 사회적 성공과 물질적 가치를 좇느라 사랑과 우정, 순수한 감정을 잊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만듭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통해 어린 왕자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어린 왕자는 세상을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어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실은 얼마나 공허한지 깨닫게 합니다.


그는 여행을 하며 권력을 쥐고 싶어 하는 왕, 타인의 인정에만 의존하는 허영꾼, 숫자와 소유에 집착하는 사업가, 현실을 외면하는 술주정뱅이, 의미 없는 규칙만 따르는 가로등지기, 직접 경험하지 않고 기록만 하는 지리학자를 만납니다. 이들을 통해 어른들이 삶에서 진정한 가치를 잊고 살아가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조명합니다.


어린 왕자는 또한 사랑과 관계의 의미를 깨닫는 존재입니다. 그는 자신이 정성껏 가꾼 장미와의 관계를 통해, 사랑이란 ‘길들이는 과정’이며, 그것이 관계를 특별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처음에는 장미의 변덕스러운 태도에 상처를 받고 별을 떠났지만, 여우를 만나게 되면서 사랑과 책임의 본질을 알게 됩니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해."


이 말을 통해 어린 왕자는 자신이 떠나온 장미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였음을 깨닫고, 결국 자신의 별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 작품은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린 왕자는 여우에게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라는 가르침을 받습니다. 이는 물질적인 것보다 사랑과 관계, 정성과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어린 왕자는 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별로 돌아갑니다. 뱀은 그가 지구에 와 처음으로 만난 존재입니다. 이는 곧 태어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그는 다시 뱀을 만나 자신의 별로 돌아갑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탄생과 죽음은 하나라는 의미를 전합니다.


죽음은 삶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여정을 통해 죽음이 끝이 아니라 사랑하는 존재들에게 돌아가는 과정이며,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은 영원히 마음속에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국, 어린 왕자는 우리 모두가 한때 가지고 있었던 순수한 영혼의 상징입니다. 그는 어른이 되면서 잊게 되는 사랑과 관계의 소중함, 보이지 않는 가치, 삶의 의미를 다시 찾으려는 존재이며, 우리에게 그것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생텍쥐페리는 이 작품을 통해 삶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들에게 우연히 선물 받은 어른 동화를 읽으며, 세상에 얽매여 사랑하는 많은 것들을 외면하며 보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다시 뜨는 순간은 모두 어린 왕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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