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 인생은 모순덩어리
모순 / 양귀자 / 삶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는.. : 네이버블로그
블로그 이웃님의 추천으로 오늘 '모순'의 첫장을 넘겼다. 그리고 마지막 장도 결국 오늘 넘겼다. 첫 장부터 끝까지 단 한순간도 손을 놓게 할 수없는 이야기였다. 흥미진진하거나, 머리를 쾅 때리거나, 심장이 멈추는 쫄깃함 같은 이유가 아니었다. 그냥 재미있고 궁금했다. 작가의 필력이, 주인공의 일상이, 다음 나올 황홀한 문장들이 그냥 궁금했다. 그래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주인공인 20대 중반의 여성 '내 이름은 안진진'... 이라는 첫 문장에 벌써 나는 이 책에 매료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가 불현듯 깨달은 자신의 삶과 더불어 그녀가 일기처럼 써내려가는 작가의 필력은 정말 읽는 내내 다음 장을 궁금하게 했으며 작가란 정말 내가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신비감을 불러 일으키는 존재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난 주인공 안진진의 일기를 훔쳐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안진진과 나는 어쩌면 이렇게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인생을 살아왔을까? 하는 동질감을 느껴서 더욱 몰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밑줄을 긋느라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할 정도로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작가의 필력에 감동 그 이상의 감정을 느꼈다고 할 정도였다. 좋은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는 항상 우리 삶의 이정표 같은 것이 보였고 우리는 그냥 그 길을 따라가기만 진정한 나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얼마 전 읽었던 책 석세스 코드에서 봤던 "나라는 존재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창조해 가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만들어진 인생을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남은 인생을 탐구하듯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은 선택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살면서 모든 것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선택의 과정에서 늘 고민하며 최선의 선택했다고 하지만, 늘 선택하지 않은 남은 부분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마음에 담고 살아갑니다. 여기서 인간의 모순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든다.
작가는 마지막 장에서 "이론상의 진실과 마음속 진실은 언제나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한다. 내가 선택한 이것이 진실이기를 바라는 마음, 선택하지 않은 것이 거짓이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감정이나 말로 표출되면 바로 '모순'이라는 착각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 정말 인생의 모든 것은 모순 덩어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이 모순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것도 인간이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결국 모순은 생각의 피조물이라는 결론에 다다르면 '모순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생각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묘한 매력인 것 같다.
요즘 내가 자주 읽고 새기는 그 말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책을 마무리 할까 한다.
이 책에는 정말 좋은 문구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모두 정리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가슴에 와 닿는 몇가지 문구는 적어보기로 했다.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되어 가는 대로 놓아두지 않고 적절한 순간, 내 삶의 방향 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철이 든다는 것은 말하자면 내가 지닌 가능성과 타인이 가진 가능성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에 다름 아닌 것이었다.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살아봐야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나는 그 모순을 이해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한통속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