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9.내일은 조금 나아질 거라는
작은 희망하나 뿐

by 마부자

하루 종일 비가 대지와 산에 쏟아졌다.


멈출 줄 모르는 장대비가 유리창을 때리고 또 때렸다. 창밖 풍경은 자꾸만 번지고 흐려졌고 나도 어느 순간부터 그 흐림 속에 묻혀 버렸다.


오늘은 병실에 입원한 이후 처음으로 침대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날이었다.


몸은 한없이 가라앉았고 마음은 따라 굳어갔다.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부터 올라오는 구토감에 결국 아무것도 삼킬 수 없었다. 버티는 것조차 의미가 없어져 버린 시간, 나의 하루는 영양제를 맞는 것으로 겨우 유지되었다.


책도 글도, 나를 붙잡아주던 그 모든 것들이 오늘만큼은 멀게 느껴졌다.


의욕은 잠들었고 고요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천장만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이토록 무기력한 하루를 견디는 일도 결국 투병의 일부라는 걸 오늘은 그렇게 배운다.


무너지는 하루 속에서도 마음 한 켠을 잡고 있는 건 내일은 조금 나아질 거라는 아주 작은 희망 하나뿐이다.

그리고 그 하나면 지금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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