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19. 목요일의 기적

365번째 일기를 적고, 브런치라는 커뮤니티를 알게 되었고 작가로 신청

by 마부자

명상, 목표 쓰고 읽기, 공감과 댓글 달기, 그리고 와이프와 아들 출근 및 등교시키기의 루틴을 마치고 오늘은 동호회 형님들과 포항으로 고등어 낚시를 가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다. 포항지역에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배가 출항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기에도 바람의 영향 때문에 오늘은 고기가 잘 안 잡힐 것 같다는 왕형님의 말씀에 낚시일정이 취소가 되었다.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오히려 잘 되었다는 마음이 생겼다. 오늘 낚시를 가게 되면 하루 루틴이 모두 깨지게 되어 사실 찜찜한 마음이 계속 있었기 때문이다. 12월 1일부터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루틴을 어겨 본 적이 없다. 물론 언젠가는 지키지 못하는 날이 오겠지만 최소 한 달은 지켜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취소가 돼서 루틴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즐거움이 더 컸다.


오늘 하루라는 여분의 시간이 생겼다. 낚시를 갔더라면 얻지 못할 귀한 시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생긴 것 같은 일종의 행복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 내 생각의 깊이가 조금은 더 깊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쑥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소중하게 생긴 이 여분의 시간에 무엇을 할까? 결국 독서였다. 아니 루틴을 지키는 것이다. 늘 하던 대로 나와의 약속을 잘 지키라고 주신 소중한 시간 요즘 내가 가장 소중하다고 느끼는 바로 그것을 지켜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간 활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책 ‘몰입의 즐거움’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책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내가 읽은 자기 개발서마다 그의 문장이 등장하는 몰입의 대가, 몰입의 선구자 같은 사람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꼭 읽어 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책이다. 역시 고전은 왜 고전이라고 하는지 알게 하는 또 하나의 고전이었다. 초판이 나온 지 20년 가까이 된 책 인 데도 불구하고 정말 많을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삼분의 이 정도 읽고 시간을 보니 12시였다. 9시부터 읽었으니 3시간을 쉬지 않고 읽은 것이다. 음… 저자의 말 대로 일종의 ‘몰입’을 경험한 것 같다. 오늘 읽은 부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줄은 ‘수동적 여유’라는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일과 삶을 떼어 놓을 수 없는데 왜 일을 할 때는 행복해하지 않고, 쉬는 시간만 기다리며 살까?


그렇다고 쉬는 시간에 제대로 몰입을 경험하는 것도 아닌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분석의 결과 인간은 수동적인 여유가 생기면 그것이 자발적으로 만든 여유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몰입해서 쉬지 않고 시간을 낭비한다는 이론이다. 참 인간이란 동물은 신비하고 그 내면은 정말 끝을 알 수 없는 동물이라는 것을 오늘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12시에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동호회 인수인계를 위한 마지막 정산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총무 로서의 마지막 역할이 끝났다. 물론 다음 주 화요일 마지막 송년회까지 마무리 잘해야 하지만 매주 게임이 끝나고 정리하는 작업에도 시간이 다수 소요되어 시간 절약을 위해 정중히 거절한 것이다.


일단 내년에는 새로운 인생을 위해 나를 위한 투자에 모든 것을 전념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며 그 시간은 독서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독서에 전념을 할 것이다. 25년 12월 31일 마지막날 200번째 책에 대한 후기를 작성하는 것에 내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부터 시간계획을 수정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


캠핑 동호회에서 알고 지내던 친구가 모친상을 당했다는 연락이 왔다. 나이가 동갑이며 사무실이 집 근처라 한 때는 정말 자주 어울리며 지내던 친구인데 오십 대에 접어들고 나서는 모두가 그렇듯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조차도 잘하지 못하고 있는 친구였다. 이제 내 나이가 되면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난다. 결혼식, 돌잔치 보다 더 자주가게 되는 곳이 장례식장이 되면 나이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나이를 먹는 것은 두렵지 않다. 내가 두려운 것은 곁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난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비록 하늘의 도움으로 다시 그 문턱에서 돌아왔지만 아직 누구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올해 난 너무 뼈아프게 겪었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은 내일 오후 아는 사람들과 함께 가기로 약속을 잡고 블로그에 방문을 했다. 이 블로그 방문도 당분간은 하루에 두 번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너무 자주 여기에 집착을 하면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생길 것 같기 때문이다. 책 읽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블로그를 작성하는데 오히려 책 읽는 시간을 방해하는 습관을 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서 한번, 그리고 오후 5시경 한번 정도만 들어가서 확인하기로 했다.


어제 올린 정은숙 작가의 ‘오십의 태도’에 대한 리뷰에 작가가 직접 와서 댓글을 주었다.


이건 작가가 내 댓글에 남긴 감사 댓글이다.


마부자 님의 진솔한 서평 두 번을 정독하며 읽었습니다^^
이렇게 작가의 마음을 함께 공감하며 정성스러운 서평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책 서평으로 알게 된 마부자 님이지만 뒤늦게라도 좋은 이웃이 되어 소통하고 싶네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작가의 블로그에 들어가 내가 작성한 서평에 대한 글을 공유로 남겨 주었는데 역시 작가의 포스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문장이었다. 칭찬과 더불어 내 글에서 일부 고쳐야 할 점과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일부 제시를 해주었다.

아래글은 작가 정은숙 님이 내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제안을 해준 내용이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마부자 님께 드리는 작은 제안!!


첫 번째 - 1년 동안 쓰신 일기는 공개하기에 앞서 약간의 교정 작업을 거쳐 에세이 형식으로 브런치 스토리에 연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러려면 먼저 브런치 스토리 작가로 승인을 받아야겠지요. 시작이 반입니다. 좋을 결과가 있으실 거예요.

두 번째 - 진솔한 서평에 감동했습니다. 단 글 중 오타가 눈에 띄게 많은 점은 마부자 님의 글에 신뢰도를 떨어뜨립니다. 늘 확인해도 어쩔 수 없는 오타는 생기지만 글 마지막에 맞춤법 검사와 최종 오타가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 - 제 책 서평 글을 보면서 다른 책 리뷰도 잠깐 보았는데요. 네이버 상단 노출에 잘 되려면 잘은 모르지만 글 중간중간에 제목에 대한 키워드를 3번~5번 정도 넣어주세요.

예를 들어 '정은숙 작가의 이 책은 어쩌면'이라는 글보다 → '정은숙 작가의 <오십의 태도>는 어쩌면'이라고 제목에 들어간 키워드를 언급해 주시면 상단 노출에 유리하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좋은 에세이 글을 쓰시기 바라고 머지않아 출간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진솔한 서평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부자 님께 드리는 제안은 앞으로 블로그 글을 계속 쓰시고 브런치 연재 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 부족하지만 드리는 글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출처] <오십의 태도> 마부자 님 서평에 감사하는 글|작성자 막상믿


며칠 전 읽었던 책 정은숙 작가가 내가 일기를 공개하려고 했더니 공개하기 전에 내용을 수정해서 일단 브런치 작가에 도전을 한번 해보라는 제안을 했다. 브런치? 대체 커피 마실 때 가끔 따라 나오는 과자정도로 알고 있던 내 무식함에 반성을 하며 네이버에 ‘브런치 작가’를 검색해 보았다.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채널 인 듯한데 글을 올리려면 일단 신청을 한 뒤 자신의 일상 또는 글을 작성해서 공유하는 사이트인 것 같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일단 신청하기를 클릭했다. 먼저 자기소개를 하라고 한다. 내 소개를 간단히 적었다.


“독서를 좋아하는 오십에 접어든 중년입니다. 올 2월 아내의 뇌출혈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계기로 과연 삶은 무엇일까? 를 심장과 가슴으로 느끼며 남은 오십 년은 새롭게 살기로 마음먹은 독서를 사랑하는 남성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했습니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리고 문득 내가 일기를 1년 동안 매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기를 보며 글을 써가겠다는 굳은 결심을 다짐한 대한민국 중년 남성입니다. 지금은 독서 후기와 일기를 꾸준히 쓰고 있는 에세이 작가를 희망하는 남성입니다.”


글자수 제한이 300 자라 주저리주저리 쓸 수가 없다는 것은 아마도 요약이 핵심인 것 같다. 만약 글자수 제한이 없었다면 나는 아이 셋을 키우는 아빠이며, 오랜 직장 생활을 했고, 어디에 살며 지금은 뭐 하고 있다는 스토리를 작성했을 텐데 오히려 300자 제한이 있는 것이 더 고맙다는 생각과 굉장히 효율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소개를 적으니 어떤 글을 쓸 것인지를 적으라고 한다. 이것도 300자 제한이 있다.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고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마무리하기까지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일들, 매일 보는 풍경과 매일 듣는 소리도 그날그날 감정과 느낌에 따라 다가오는 감정을 적고 좋은 경험을 나누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독서를 좋아합니다. 매일 꾸준히 3시간 이상 독서를 하고 있으며 책 속의 좋은 내용과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내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형식의 글쓰기를 좋아하며 수년 안에 한 권의 에세이를 출판하는 것이 꿈입니다.


이렇게 답변을 하고 블로그 사이트를 복사해서 붙여 넣기를 하고 신청버튼을 눌렀더니 5일 안에 답변을 준다고 한다. 우선 생각보다 간단한 절차에 놀랐고 알아보니 한 번에 합격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다. 일단 신청을 하긴 했는데 떨어지면 다시 수정해서 올리면 된다는 편한 마음으로 기다리기로 했다.


작가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어떤 직함을 받는 다면 어떤 기분일까? 정식 작가는 아니더라도 글을 올릴 수 있는 커뮤니티에서 나를 작가로 인정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아마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내 인생에 커다란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ㅎㅎㅎ


신청만 해놓고 벌써 작가가 된 것처럼 생각하는 내가 정말 쑥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오늘도 내 변화를 위해 나는 무언가를 한 번 도전했다는 것에 나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브런치 작가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우연한 계기에 서평단에 선정이 되고 후기를 올렸는데 작가로부터 제안을 받고 바로 찾아가 신청을 하는 내 모습이 나조차도 놀라운 순간이었다. 신청을 했으니 일단 좋은 결과를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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