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하루가 시작되었다고 말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창밖은 어둠과 빛 사이에서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었고, 나는 그 틈을 비집고 책상 앞에 앉았다.
이 시간에는 생각이 주장하지 않는다. 판단도 잠시 물러난다. 대신 질문이 자연스럽게 남는다.
오늘은 어떤 사유로 나의 하루를 시작할 것인가? 독서를 통한 성장한 한 청년의 삶을 글을 통해 나를 성장하고 있는 새벽. 오늘 나는 이 문장에서 시선을 멈췄다.
“꿈이란 무엇인지 저만의 확신을 얻었습니다.
꿈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노력을 통해
달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꿈이란 지금 이순간 내면의 울림을 따라 걸으며
사회와 지속적으로 연결되면서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10억짜리 독서법 중에서 - 55page
창조.
1. 사물, 개념, 작품, 질서등을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
2.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독자적인 생각이나 방식으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행위.
사전 속 창조는 늘 거창하다. 마치 무언가를 처음 만들어내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단어처럼 느껴진다.
예술가나 발명가, 혹은 세상을 바꾼 소수의 인물들에게만 어울리는 말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창조라는 단어를 나와는 거리가 먼 단어라고 생각해왔다.
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잘 따라가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정해진 길을 성실히 걸어왔고, 주어진 역할에 맞게 살아왔다. 그 삶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안정적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창조라는 단어를 굳이
내 삶에 끌어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창조라는 단어를 다시 보게 되었다.
창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더 가까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꿈을 목표와 동일시한다. 꿈은 정해져 있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하며 달성 여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배워왔다.
그래서 꿈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 지금은 준비 단계고 언젠가 도달해야 할 지점으로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 문장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꿈은 도착지가 아니라 걷는 방식에 가깝다는 이야기였다. 창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나로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씩 새롭게 조정해 나가는 일이다.
오늘의 선택이 어제와 완전히 같지 않도록 만드는 작은 변화, 그 반복이 쌓여서 어느 순간 이전에는 없던 나의 모습이 된다.
나는 오랫동안 창조를 특별한 재능의 영역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독서를 하며 그리고 글을 쓰며 나는 알게 되었다.
창조는 재능보다 태도에 가깝다는 사실을.
창조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게 정말 나에게 맞는 방식일까?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걸까?
다른 선택은 없을까?
이 질문들은 대단하지 않다.
그러나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순간,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이미 주어진 틀에서 한 발짝 벗어나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정답을 찾는 대신 울림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이 선택이 효율적인지, 이 길이 빠른지, 이 방식이 성공적인지는 잠시 뒤로 미뤄두었다.
대신 지금 이 선택이 나를 조금 더 숨 쉬게 하는지 덜 불편하게 만드는지를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삶의 속도가 달라졌다. 조금 느려졌지만 대신 방향은 또렷해졌다.
창조는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창조는 사회와의 연결 속에서 이루어진다.
내가 던진 질문이 누군가에게 닿고 그 반응이 다시 나를 움직이게 한다. 그렇게 생각은 순환하고 그 과정에서 이전에는 없던 이야기가 생겨난다.
글을 쓰는 일도 그렇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이미 존재하는 경험과 생각을 나만의 언어로 다시 배열하는 일에 가깝다.
그러나 그 배열이 달라지는 순간. 그 글은 분명히 이전에는 없던 것이 된다.
그래서 창조는 거창하지 않다.
창조는 조용하다.
그리고 지속적이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나를 조금 바꾼다. 그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그 축적은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창조의 본질이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창조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창조는 멈추지 않을 때 계속해서 진행 중인 상태로 남는다.
그래서 창조는 결과로 증명되지 않는다. 창조는 내가 지금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통해 드러난다.
나는 더 이상 창조를 특별한 사람들의 언어로 생각하지 않는다.
창조는 나에게 이렇게 바뀌었다.
오늘의 나를 어제와 조금 다르게 만드는 선택
남들이 정해준 길이 아니라
나의 울림을 기준으로 방향을 조정하는 일.
오늘 새벽, 나는 창조라는 단어 앞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동경이 아니라 이해에 가까운 끄덕임이었다.
나는 ‘창조는 단어에 대해 그런 생각을 했다.
창조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때 만들어 지는 것이다.